최근 유가와 원화 가치 급등세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연구원이 낙관론을 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 경제의 원유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낮아진 데다 비가격 부문 수출 경쟁력이 강화돼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에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28일 금융연구원 이윤석, 신용상, 하준경 연구위원은 `원화강세 기조하에서의 국제수지 흑자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지난 1998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자본수지도 4년째 동시 흑자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 연구위원은 "환율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반전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가격쪽에서 비가격쪽으로 상당부분 이전된 상황이고, 수출이 세계경제여건에 보다 민감하게 좌우되는 형태로 변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실질실효환율이 매년 3% 포인트씩 절상되는 경우 경상수지 흑자는 201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저축률이 매년 0.2% 포인트씩 하락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더도 2008년까지 흑자를 유지하다가 2009년부터 적자로 반전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들은 향후 환율정책은 경상.자본수지 등 국제수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연구위원은 "해외자원 개발과 같은 대형 해외프로젝트를 장기간에 걸쳐 추진해 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국내의 과잉 외화자금이 지속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모색해야 한다"며 "원화의 국제화와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통해 자본이동에 따른 거래비용을 줄여 자본이동이 좀 더 원활하게 유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처럼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에 부정적 영향이 확돼되나, 물가 하락으로 상쇄될 있다고 분석했다.

하준경 연구위원은 `고유가의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고유가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우리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적응력도 과거에 비해 향상됐다"며 "주요 수출산업의 원유 의존도도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유소비 증가율은 지난 1991년부터 1997년까지 평균 12.3%에 달했으나, 이후 크게 하락해 지난 2004년 -1.4%, 지난해 1.2%를 기록했다.

실질 GDP대비 원유수입량 비율도 지난 1998년 1.68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해에는 1.17에 그쳤다.

산업별 원유 의존도는 2000년 산업연관표 기준으로 전기.전자산업이 0.4%, 수송기계산업이 0.8%에 그치는 등 화학산업을 제외한 대다수 산업에서 낮게 나타났다.

하 연구위원은 "유가 10% 상승과 환율 5% 하락이 동시에 일어나면 GDP는 1년 후 0.27% 하락한다"며 "그러나 소비자물가(CPI)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이 유가상승의 상승압력을 압도해 약 1.0%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