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귀국 이후 사회공헌과 나눔경영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세계 제일의 자원봉사 기업'으로 거듭날 것임을 밝혔다.

이해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13일 삼성자원봉사센터 발대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원봉사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을 높이고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상층부가 솔선수범한다면 지난해 78%에 머물렀던 임직원들의 자원봉사 참여율을 95%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렇게 되면 15만 삼성 임직원들이 연 300만시간 가까이를 자원봉사에 할애하는 셈"이라면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단순 인건비로만 환산해도 1천500억원에 상당한다"고 지적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민경춘 사회봉사단 전무는 "자원봉사 참여율 95%는 전세계 모든 기업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95% 참여는 기대치일 뿐 목표는 아니며 이를 위해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지도 않을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종전에는 자원봉사라고 하면 노력봉사를 주로 생각했으나 이제는 봉사도 전략적으로 접근해 수혜자에게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해줘야 한다"면서 "전국의 사업장 103곳에 자원봉사센터를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구체적으로 "삼성이 농촌, 벽지에 어린이 공부방을 지어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외국의 명문대에서 공부해 석박사 학위를 딴 우수 인력들이 과외수업을 받을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영어나 수학, 과학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이 사장은 "이미 출범한 법률봉사단, 올해중 발족할 의료봉사단 등 전문인력을 활용한 봉사와 여러 분야의 활동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는 복합봉사로 자원봉사의 질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위해 임직원들의 봉사 실적을 인증하는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고 연말 그룹 자원봉사대축제나 각 계열사 창립기념일 포상 때 이런 실적을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히고 "그러나 각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에 임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자원봉사 이외에도 삼성 사회봉사단이 올해 2천억원의 복지예산을 확보해 불우 고교생의 등록금 지원, 소년소녀 가장 지원, 어린이.청소년 지원 등에 활용할 것이며 올해부터는 빈곤지역이나 영구임대주택 단지, 농촌 등에 도서실을 지어주는 사업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발간한 '사회공헌활동 백서'를 통해 지난해 사회공헌에 쓴 금액이 4천926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집행한 사회공헌 금액을 용도별로 보면 기부협찬이 3천92억원(62.8%)으로 가장 많았고 공익사업이 1천751억원(35.5%), 봉사활동 지원이 83억원(1.7%)을 각각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사회복지 2천224억원(45%) ▲학술교육 1천554억원(31.5%) ▲문화예술 799억원(16.2%) ▲국제교류 251억원(5.1%) ▲체육진흥 77억원(1.8%) ▲환경보전 21억원(0.4%)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