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슈퍼볼 MVP(최우수선수) 하인스 워드 선수의 국내 일정 중 일견 당연한 듯하면서도 특별한 의미가 담긴 행사가 하나 있다. 바로 펄벅재단 한국지부 주최로 8일 열릴 예정인 `하인스 워드와 함께 혼혈아동 희망 나누기' 행사다. 그동안 소외감에 젖어 살아온 국내 혼혈아들과 가족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니 만큼 하인스 워드 선수 입장에서는 느낌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펄벅재단의 설립자가 소설 `대지'로 노벨상을 받은 펄 S. 벅 여사라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하인스 워드가 다른 유관 단체들을 제쳐두고 펄벅재단을 선택한 이유도 펄벅 여사의 헌신적인 혼혈아 지원 활동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펄 벅 여사는 1968년 3월14일 국내 혼혈 고아들을 정성껏 보살핀 공로로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통산 125번째 서울시민증 수여자였다. 이번에 538번째 서울 명예시민이 된 하인스 워드에게 펄 벅 여사는 `선배 명예시민'인 셈이다. 펄 벅 여사는 1960년대 초 유한양행 창립자 유일한 박사의 부인이자 친구였던 중국인 호미리 여사의 초청을 받고 한국을 처음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펄 벅 여사는 원래 소설을 써볼 생각으로 한국에 왔지만 당시 국내 혼혈아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보고 구호 활동을 펴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그가 1964년 경기도 부천에 설립한 것이 바로 `소사 희망원'이다.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 본부 아래 한국,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세계 10개국 지부를 두고 있는 펄벅재단은 이 `소사 희망원'을 모태로 현재의 위치까지 성장했다. 미국 태생의 펄 벅 여사는 유아기 때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이주했고 훗날 중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소설 `대지'를 써 세계적 작가가 됐다. 노년의 펄 벅 여사는 펄벅재단을 설립해 전쟁고아와 혼혈인을 돕는 사업에 힘썼으며 한국의 혼혈아를 소재로 소설을 쓰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