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2월 소매판매 부진을 두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2월 소매판매 부진으로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됐다는 긍정론과 함께 미국 소비위축이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 우려로 이어진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2월 소매판매가 1.3% 감소해 6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지난 1월 소매판매는 2.9% 증가, 4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으나 2 월 들어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고, 날씨도 예년보다 추워 소비가 위축됐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월 소매판매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2월 소매판매가 감소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5% 이상으로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론을 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과도한 소매판매 확대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명분을 준다는 점에서 2월 소비감소는 적절한 위축이었다"고 평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예견된 결과이기는 하나 2월 소매판매 위축이 금리인상 우려를 완화시켜줬다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거들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 상승 소식과 금리인상 우려 완화 기대감에 반등세를 보여, 오전 11시25분 현재 전일 대비 10.46포인트(0.79%) 오른 1,336.76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의 소비부진은 수출기업의 실적 우려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재료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 한국경제가 10% 내외의 수출증가를 통해 경기확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 고용 및 소비지표가 위축돼서는 곤란하다는 시각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미국은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려왔고, 주택가격도 최근 상승폭이 둔화됐기 때문에 소비 호조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며 "2월 소비 위축은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성 책임연구원은 또 "미국 소비위축은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달러화 약세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실적시즌이 다가올수록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에 대한 실적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