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노조의 파업으로 3일 전국의 열차 및 수도권 전철의 파행운행이 사흘째 이어졌다. 업무에 복귀하는 노조원들이 늘어나고 상당수 시민들이 버스 등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 시민 불편은 전날보다 덜한 편이었지만 열차운행 횟수가 여전히 뚝 떨어진 상태여서 전철과 지하철역에서는 출근길 불규칙한 열차운행에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여전했다. ◇ 노사 성토 `봇물' = 열차의 파행운행이 사흘째 이어지자 철도공사 노사에 대한 시민들의 성토와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이었다. 대구에 가려고 서울역을 찾은 회사원 김상준(38)씨는 "출장이 있어 오후 2시 KTX표를 예매했는데 운행이 제 시간에 될지 의문"이라며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철도 파업으로 이렇게 시민의 발이 묶여서야 되겠느냐"고 노사를 싸잡아 성토했다. 대학생 전재원(26)씨는 "마산행 열차는 하루에 오전, 오후 두대 뿐인데 파업으로 이마저도 없어져 버렸다"며 "도대체 승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화만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은평구 응암동에서 명동을 출퇴근하는 장모(70)씨는 "언론에 보도되는 지하철 모습을 보니 아수라장이라 파업한 뒤에는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며 "노조 입장도 있겠지만 시민을 이렇게 불편하게 해도 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불편을 견디다 못해 아예 휴가를 내버린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28.여)씨는 "부평역에서 세종로로 출근하는데 어제 출근 2시간 가까이 걸리고 사람이 많아 지각하고 완전히 녹초가 되는 바람에 일도 제대로 못했다"며 "퇴근길도 불편해 오늘(3일) 하루는 아예 휴가를 내 버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제해결을 위한 노사의 공동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민주(23.여)씨는 "파업 때문에 불편하긴 하지만 생업을 담보로 할 만큼 절실하다는 것도 조금 이해는 간다"며 "그러나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시민불편 어제보단 덜해 = 이날 하루 전날보다 덜한 편이었지만 불규칙한 배차간격, `콩나물시루 열차' 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은 여전했다. 서울역에서 제물포행 열차를 기다리던 이기용(52)씨는 "평소 시간을 맞춰 급행열차를 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급행열차가 없어 15분 넘게 열차를 기다렸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출근길 5분 간격으로 안내방송을 했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각 역마다 안내방송과 안내문도 사라져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옛 철도청에 근무했다는 한 남성(77)은 "종로3가역에서 수원 가는 열차를 40분 이나 기다렸다"며 "철도파업으로 열차가 지연되는 건 이해하는데 안내방송도 안 하는 건 좀 심한 것 같다"고 후배들의 무성의를 꼬집었다. 철도공사측은 수도권 전철의 이날 총 운행 횟수가 전날과 마찬가지로 1천92회로 평소(2천58회)의 약 52%로 예상되지만 노조원들이 소속 복귀해 오후부터는 계획보다 많은 열차가 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철도파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서울역 등 지하철 1호선 구간에서는 배차 간격이 6∼7분으로 평소(2∼3분)보다는 길었지만 전날의 30분 가량에 비해서는 상당히 개선됐다. 그 동안 `지옥철'을 경험한 시민들이 출퇴근길 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날 오전 9시까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총 이용객이 2천400명으로 평소(1천800명)보다 34.2% 늘어났다. 출퇴근시간 인천과 서울을 잇는 국도와 경인고속도로에는 이른 시간부터 차량이 몰려 시속 10∼20km 정도로 정체현상을 보였고 신도림역, 영등포역, 서울역, 종각역 일대 등 지하철 1호선을 따라 서울시내 교통도 큰 혼잡도 빚었다. 택시기사 박명철(37)씨는 "아침 출근 시간 철도 파업 때문에 그런지 사람들이 차를 많이 가지고 나와서 도로가 막혀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평소보다 4배 이상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