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미 항만 운영권 이전에 따른 안보 논란과 관련,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드(DPW)측에 45일간 항만인수 유예안을 제안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자신의 부인 힐러리 뉴욕주 상원의원이 이번 거래에 대해 연일 거세게 비난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신문에 따르면, 클린턴은 2주전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두바이 지도자들에게 뉴욕과 뉴저지 등 미국의 주요 항만 운영권 이전에 따른 안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사실을 거론, 이에 관한 충분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45일간 항만 인수를 유예하는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클린턴은 이번주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미국에 아주 좋은 동맹"이라고 칭송을 한 바 있다. 이에 반해 힐러리 의원은 "미국은 외국 정부에 우리의 항만 운영권을 넘겨줄 여력이 없다"면서 금주초 이 거래를 저지하기 위한 법안까지 제출했다. 미 언론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부자 나라인 아랍에미리트연합측과 꾸준히 연결 고리를 유지해온 사실이 이번 일로 드러났다"며 다소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클린턴은 지난 2002년 두바이에서 열린 회의에서 연설한 대가로 30만달러를 사례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의 개인 대변인은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클린턴은 미국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외국 지도자 및 유명인사들로부터 매주 다양한 요청과 부탁을 받는게 사실"이라며 "2주전 두바이 지도자들이 전화를 걸어와 항만 인수 유예를 조언했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DPW는 지난달 26일 성명을 발표, 미 의회와 조지 부시 행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미 정부의 충분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영국의 'P앤O'사 합병과 항만인수를 분리,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