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과학기술 정책담당자들은 한국이 앞으로 집중 투자해야 할 연구개발(R&D) 분야로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기술(컨버전스)을 꼽았다. 이들은 특히 IT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보다 반도체 컴퓨터 등 하드웨어 분야에 한국이 집중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는 9일 산업자원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평가원(원장 윤교원)이 주관한 '제3회 국가연구개발 전략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해외 과학기술 정책담당자 등 9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미래 10년 주력기술'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 설문에는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네덜란드 스코틀랜드 핀란드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정책담당자,니콜라스 보노타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들 중 55%인 5명은 한국이 주력해야 차세대 R&D 분야로 IT와 BT의 융합기술을 들었고 3명(33%)이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나머지 한명은 환경과 에너지 기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IT 분야 중 어느 분야에 주력해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5명이 하드웨어를 하는 게 한국에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답을 했으며 3명이 네트워크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지목했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답은 1명에 불과했다. BT 관련 집중 분야는 기존 기술을 실용화하고 상용화하는데 투자해야 한다는 응답자(55%)가 줄기세포를 택한 응답자(44%)보다 많이 나왔다. 이들은 또 현재 한국의 IT에 대해서는 평균 80점 정도로 후한 점수를 주었으며 10년 뒤에도 80점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T의 점수는 평균 60점 정도였으며 앞으로도 이 수준을 유지하며 크게 나아질 것이라는 대답은 없었다. 다만 일부 응답자는 줄기세포 연구가 활성화돼 깜짝 놀랄만한 개발이 한국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R&D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개발 전과정을 공개,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세계적인 강점기술 하나를 찾아 집중 육성해야 한다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산학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이 기술 혁신을 이어나가고 중국도 경제성장을 지속해 두나라가 21세기 세계 최대 강국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