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대책 이후 분양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와 지방의 비(非)투기과열지구에선 분양호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입지가 뛰어나거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곳에선 실수요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일부 광역시에서 고(高)분양가 경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단지들의 분양성공 여부가 향후 지방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택지지구와 지방 비(非)규제 지역은 호조


수도권 택지개발지구는 8·31 대책의 후폭풍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모델하우스마다 청약자들이 몰리며 높은 청약률을 기록 중이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최근 분양된 '롯데캐슬'은 평균 5.37 대 1의 경쟁률로 전 평형 1순위 마감됐다.


평당 분양가가 870만원으로 주변보다 높았지만 일부 평형은 최고 86.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동탄이 2기 신도시의 선두 주자이며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의 호재까지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관심이 높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탄과 인접해 있는 봉담 택지지구에서 최근 개장한 동일하이빌 모델하우스에도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동일토건 관계자는 "택지지구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하루 4000~5000명씩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비투기과열지구 가운데 대도시와 인접한 곳에서도 분양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 목포 남악신도시에서 최근 분양된 '신동아 파밀리에'는 전남도청 이전을 호재로 전 평형 순위 내 마감되는 이변을 낳았다.


경남 김해에서 지난 주말 모델하우스를 연 GS건설의 '진영자이'도 실수요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주말 3일간 총 1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면서 "창원의 대체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 주효하면서 분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고분양가 경쟁 재연될듯


일부 투기과열지구에선 고분양가 경쟁이 다시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각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주상복합이다.


대전광역시에서 이달 말 선보일 유성구 도룡동의 주상복합 '스마트시티'는 대전에서 처음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시티는 33~102평형 708가구로 구성된 대형 주상복합 단지"라며 "중·소형과 대형의 분양가를 차별화하는 방법으로 평균 가격을 평당 1300만원대로 맞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이 이달 중 선보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이안 해운대 엑소디움'의 분양가도 이 지역에서 처음 평당 120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선 두산산업개발이 최고 52층 높이의 주상복합 '더 제니스' 분양가를 평당 1500만~1600만원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이 가격으로 다음 달 분양될 경우 수개월 전 태영 데시앙이 세운 지역 최고가(평당 1040만원)를 50%가량 넘어서는 셈이다.


한 전문가는 "8·31대책 이후 고급 수요층을 공략하겠다는 주택업체들의 전략을 감안하더라도 지방 아파트의 분양가가 수도권보다 훨씬 높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