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시 학력과 연령 제한을 폐지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어학성적 제한을 없애는 사례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11일 채용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지난해와 올해 채용시 차별적 요소를 철폐하겠다고 밝힌 27개 공기업 및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력제한을 없앤 기업은 20곳, 연령제한을 없앤 기업은 19곳이었다. 또 어학성적을 요구하지 않거나 하한선을 낮춘 기업도 15곳이나 됐는데 12개 기업은 어학성적 제한을 없앴으며 3개 기업은 하한선을 낮췄다. 이 중 학력과 연령 제한을 모두 없앤 기업은 14곳이었으며 학력, 연령, 어학성적 등 3가지 제한을 모두 철폐한 기업은 6곳이었다. GS리테일은 과거 대졸 신입사원 공채시 토익점수를 600점 이상으로 제한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대졸공채부터 어학성적 제한을 없앴다. 교통안전공단, 외환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등도 어학성적 제한을 없애 토익점수가 없어도 서류전형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외환은행, 한국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산항만공사, 교통안전공단, 금융감독원 등 6개 기업은 연령과 학력에 이어 어학성적 제한도 없앴다. 이처럼 기업들이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취지에서 어학성적이 없어도 응시자격을 주고 있지만 제한을 없앤 기업들도 대부분 어학성적을 참고하거나 반영하고 있어 구직자들이 이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커리어 측은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채용 자격 제한요건 폐지에 대해 대학생과 구직자들은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어가 구직자와 직장인 2천3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채용 자격제한요건 폐지 중 가장 반가운 것'으로 33.5%가 '학력'을 들었고 어학점수(29.2%), 연령(28.2%) 등이 뒤를 이었다. '없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별로 보면 대학생들(585명)은 어학점수(43.1%) 폐지를, 졸업 구직자들(996명)은 연령 제한 폐지(36.0%)를 가장 반겼고, 직장인들(780명)은 학력 제한 폐지(3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커리어 홍성훈 대표는 "기업들이 진입장벽을 낮추고 지원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 각종 자격제한 요건을 없애고 있다"며 "바뀐 입사제도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심층 면접 등 강화되고 있는 채용과정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