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경찰관을 해임 처분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이인재 부장판사)는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낸 경찰관 임모(32)가 서울경찰청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서울경찰청의 처분은 원고가 저지른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워 위법하다"고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임씨가 술을 마신 후 대리운전기사를 기다리다 임신한 아내로부터 배가 아프고 하혈이 나온다는 연락을 받고 차량을 직접 운전하게 된 점이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이 모두 이뤄진 점 등에 비춰 서울경찰청의 조치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더라도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해 처분이 과중했다면 이는 `비례의 원칙'에 비춰 과중한 처분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지난해 9월 혈중알코올농도 0.168%의 상태에서 임신한 아내의 전화를 받고 차량을 운전해 급히 집으로 가다 교통사고를 내 해임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