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50달러를 웃돌 경우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제유가의 흐름은 명목가격으로 사상 최고치인 데다 실질가격으로는 1991년 발생한 걸프전 때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고유가는 기업의 제조원가를 높여 물가상승과 대외수지의 악화를 초래하고 민간소비 부진과 기업투자 침체를 야기한다"면서 "중동산 두바이유의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넘는 현재의 수준이 하반기에도 유지된다면 올해 성장률은 2.8~3.55%를 기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 물가는 0.15%포인트가 상승하고 경상수지는 8억달러 감소, 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한다"고 밝혔다. 분야별 국내 산업에의 영향에 대해 연구원은 "해운과 항공을 제외한 운수와 보관산업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철강과 건설, 조선 부문의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고유가 지속으로 국가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충격 최소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정부는 공공요금의 인상과 원유수입 관세 등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소비심리의 위축을 막아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 유전개발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활동 위험 요인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매출액 확대보다는 선물(先物)시장을 통한 위험분산 전략을 펴 나가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외부 요소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자체 보고서를 통해 "1.4분기 성장률이 2.7%에 그친 데다 유가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3.1%에 그칠 것"이라며 자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에 발표했던 3.6%보다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rj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