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신화의 대명사이던 메디슨이 부도 3년 만에 법정관리 졸업을 추진한다. 이승우 메디슨 대표(57)는 29일 창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00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핵심사업인 초음파진단기 분야에 투자와 연구를 집중하고 기타사업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정상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법원과 채권단 등과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연내 법정관리 탈피가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메디슨은 지난 85년 이민화 전 회장 등 KAIST 연구원 7명이 모여 설립한 기업이다. 이 전 회장 등은 당시 국책연구개발 과제인 초음파 영상 진단기 국산화 사업을 연구하다 직접 창업,증권거래소에 회사를 상장시켜 벤처성공사례를 일궈냈다. 메디슨은 이후 한글과컴퓨터 인수 등 벤처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시가총액 1조원에 16개 해외 투자법인을 소유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0년 주식시장 폭락으로 보유 투자주식의 가치가 급락하고 차입금이 증대하며 2002년 부도를 냈다. 메디슨은 2002년 말 법원으로부터 정리계획안을 인가받으며 당초 3500억원의 채무 가운데 2000억원을 출자전환 받고 나머지 1500억원을 10년에 걸쳐 상환키로 약속했다. 하지만 메디슨은 이미 지난 2년간 750억원을 변제하고 나머지 750억원의 채무만 남겨둔 상태다. 지난해는 매출액 1543억원에 247억원의 영업이익을 포함,45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실적면에서도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2년 1720%에 달했던 이 회사 부채비율은 현재 146%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승우 대표는 "법정관리 중에도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수익성을 갖춰왔다"며 "연간 300억원 정도의 현금 창출이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께 조기상환은 이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메디슨은 연내 법정관리를 졸업할 경우 2010년까지 본사 홍천 지역에 7만8000평 규모의 홍천 의료영상산업집적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강원도가 부지를 제공하는 이 사업은 강원대 한림대 등 지역 대학교와 메디슨 및 자가공명영상장치(MRI) X레이 관련 협력업체 20개가 입주해 효율적 생산시설을 갖춘 공동생산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나 "해외지사 등 영업망 구축에 필요한 투자법인을 제외하곤 주력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MRI X레이 관련 투자기업과 주식은 법정 관리 종결 전에 모두 정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