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지정이나 세무조사보다 호가 오르는 게 더 무서워요.' 최근 서울숲 개장과 상업용지의 고가(高價) 낙찰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 성동구 뚝섬지구 인근의 아파트값이 또 한차례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3차 세무조사를 예고한 데 이어 주택투기지역 후보로 올랐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주민들 기대만 높여 지난주 서울숲을 찾은 행락객 중 일부가 인근 중개업소로 몰렸지만 중개업소들은 '매물이 없다'며 돌려보내기에 바빴다. 이달 초 상업용지 입찰 공고가 나오면서 매물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더욱이 뚝섬 상업용지가 평당 최고 7000만원 이상에 낙찰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인근 한진부동산 관계자는 "상업용지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낙찰돼 주민들도 놀랐다"며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25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올해 초 한차례 폭등했는데 이제는 분양가가 3000만원 이상 갈 것이라고들 예상하니 또 호가를 올리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근 단지의 호가 상승 행진만 계속되고 있다. 서울숲과 마주보고 있는 건영 33평형,대림 로즈빌 31평형은 두 달 전 5억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호가가 5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재건축 초기 단계 단지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장미·동아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31평형 호가가 두 달 만에 5000만원 뛴 5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3차 뉴타운 지정을 신청한 성수동 일대 연립·단독주택 밀집지역(가칭 1구역) 내 단독주택 25평의 평당 지분값은 올해 초보다 300만∼400만원 상승한 1650만원 안팎을 기록하는 등 강세다. ◆거품 우려도 커 중개업소들은 당분간 시세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8년 신분당선 성수역이 개통되면 역세권이 되는 데다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집값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다. D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은 못돼도 주상복합아파트 시세의 80%는 되지 않겠느냐며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솟는 시세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H부동산 관계자는 "벌써 기존 아파트 시세나 주상복합아파트 예상 분양가가 강남 수준에 육박하고 있지만 같은 값이면 강남을 가지 왜 이곳에 오겠느냐"며 "아직 성수동 내 준공업지역에 위치한 공장들이 적지 않고 학군 등 기반시설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실제 건영 33평형 전세가는 1억4000만원 정도로 매매가의 3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도 소규모 단지들이라 주상복합아파트 시세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고 성수동 일대는 준공업지역과 1∼3종 일반주거지역 등이 섞여 있어 개발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