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판교 신도시 25.7평 이상의 택지 공급을 잠정 유보하고 부동산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19일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분당.용인 등의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별다른 가격 변동없이 "일단은 향후 정부 대책을 두고 보겠다"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17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 며칠 전부터 부동산 관련 대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매수세도 잦아들어 차분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단기적으로 오름세가 주춤할 수는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결국 집값이 꾸준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부동산 업자들은 최근 정부 정책에 항의하고 집값 안정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집단 임시휴업에 들어갔지만 휴업 중에도 전화를 통한 상담은 계속하고 있다. 분당 정자동의 E 공인 관계자는 "17일 정부 발표 전부터 관망세가 계속된데다 최근 집단 휴업이 겹쳐 별다른 변동은 감지되지 않는다"며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판교 자체가 백지화될 정도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 대책이 얼마나 많이 나왔느냐"며 "요즘은 매수자들이 집값이 다소 조정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 당분간 거래도 주춤해지겠지만 결국에는 집값이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자동 아테나팰리스 57평형은 15억원에 나온 이후 아직 호가가 내려가고 있지 않으며 아이파크 분당 48평형도 10억원선에서 호가가 유지되고 있다. 인근 N 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전혀 없어 어떤 대책이 나와도 무시하는 분위기이며, 분당이나 판교만큼 주거 여건이 좋은 도시가 없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것이다"라며 정부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분당과 함께 판교 영향권에 있는 용인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용인시 구성읍의 B 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최근 매수세가 많이 죽었고 이후에도 당분간은 조용해질 것 같다"며 "그러나 정부가 판교와 관련한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2-3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거마을 래미안 1차 55평은 6억원이 넘는 가격에 나온 이후 가격 변동이 없으며 동아솔레시티 83평형은 8억5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A 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 아파트 값이 올라가면 올라가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당장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운다. RE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정부에서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아도 국민들 사이에 `앞으로 물량이 없을 것이다'는 불안심리는 덜해지겠지만 당장 물량이 공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바로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대표는 "판교 신도시의 경우 중대형 평형 공급을 늘려도 한계가 있어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판교의 중대형 평형을 늘린다는 것만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정부가 어떻게 주택을 공급할지 전체적인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이전과 같이 단기 대책으로 그치면 오히려 가격이 더 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