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미국에서 영어 단어 철자를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어린이는 인도계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6일 미국 인구의 1%도 안 되는 인도 이민자 가정의 자녀가 최근 `철자 경연대회' 우승을 휩쓸고 있다면서 올해 대회에서도 인도계 중학생인 아누라그 카시얍(13)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카시얍은 지난 2일 열린 제78회 `스크립스 전국 철자경연대회'에 참가해 경쟁자 272명을 제치고 우승해 상금 3만달러와 장학금을 받았다. 카시얍에게 승리를 안겨준 마지막 단어는 `Appoggiatura(아포자투라)'라는 음악용어로 일반 미국인들에게조차 생소한 것이다. 또 상금 4천달러인 2위 역시 다른 인도계 학생 2명이 공동으로 차지했고 4위 자리에도 인도계 학생이 올랐다.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는 미디어그룹 E.W. 스크립스가 9∼14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 7년간 인도계 학생이 5번 우승했다. 신문은 유대인 가정의 자녀들이 바이올린 연주에 뛰어나고 케냐계가 장거리 경주에 강하며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 야구를 잘하는 등 미국 이민자 후손들이 특정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이민 생활에 성공하기 위한 부모들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인도계 어린이들이 영어 단어의 철자를 잘 익히는 것은 이들의 부모, 조부모들이 고등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고 영어를 잘 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1985년 우승자인 발루 나타라얀(33)은 철자 경연대회에서 인도계 학생들이 거둔 우수한 성적이 인도 이민자 사회에 "미국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