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제조업 활동이 5월들어 2년래 가장 저조한 수준으로 떨어지며 '소프트패치'(경기확장기의 국지적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유로권에서는 제조업 활동이 2개월 연속 위축됐으며, 미국에서는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돼 지난 2003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로권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월 49.2에서 48.7로 떨어지며 22개월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팽창을, 밑돌면 위축을 나타낸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지수도 4월의 53.3에서 51.4로 떨어졌다. 주요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유일하게 내수회복세에 힘입어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JP모건이 세계 각국의 제조업상황을 조사해 발표하는 PMI는 4월 51.9에서 51.1로 떨어졌다. 전세계의 제조업 일자리도 18개월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 국제경제 담당 책임자인 데이비드 헨슬리는 "PMI는 세계 산업의 둔화가 5월들어 심화됐음을 확인해주고 있다"면서 "유로권과 영국, 일본, 중국 등의 재고지수가 50이하로 떨어져 제조업체들이 완제품 재고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헨슬리는 그러나 "판매와 관련된 완제품 재고량 감소는 최종수요 증가가 이뤄지면 현재의 생산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제조업 활동 둔화가 재고량 이외에 고에너지비용과 환율급변 등에도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지난 1년간 8차례에 걸친 금리인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클리어뷰 이코노믹스의 켄 메이랜드 회장은 과도한 재고 축적와 금리인상 상황을 지적하면서 "소프트패치의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그 기간이 작년보다 더 오래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선진국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1 미만이지만 제조업 활동 둔화의 책임이 통화당국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반응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금리 인상이 막판에 달하고, 유럽중앙은행은 금리인하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장기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워싱턴.런던 로이터=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