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상류층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척도는 뭘까. 뉴욕타임스는 경제구조의 변화로 미국에서 상품 소비 행태로만 봐서는 계층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신분간 격차를 보여주는 소비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29일 보도했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계층간 차이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뉴욕대학 달튼 콘리 교수의 '지위상품(positional goods)'이란 용어를 인용해 △아이를 하루 종일 보살피는 유모를 고용할 수 있거나 △전속 요리사를 두거나 △한번에 800달러(약 80만원)나 되는 최고급 미용실에서 머리손질을 받는 사람이 최상류층이라고 전했다. 또 한끼에 350달러의 최고급 일식당 메뉴,시간당 400달러짜리 수학과외,프랑스 고성(古城)에서의 여름캠프 등이 신분을 드러내는 새로운 상징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과거 신분과시의 수단으로 여겨졌던 고급 승용차나 가전제품,크루즈 여행,고급주택 등은 이제 중산층이나 심지어 서민계층까지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돼 계층을 구분하는 잣대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계층간 소비행태 구분이 모호해진 것은 값싼 수입품의 범람,일반화된 아웃소싱 등 경제구조의 변화와 미국 소득 수준의 전반적인 향상이 원인이라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