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분당 집값 상승 대세냐, 거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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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정부의 융단폭격으로 한풀 꺽이고 있는 반면 성남시 분당신도시 집값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세 상승론’과 ‘거품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최근 분당 상승세는 판교신도시 건설 기대효과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강남에 이어 분당에도 집값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23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예정지와 인접한 이매동 수내동 서현동 정자동 등의 아파트값이 판교 효과에 연쇄적으로 반응하며 지난 1월 이후 5개월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분당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정자동 주상복합아파트 '파크뷰'는 실거래가 전무한 상태에서 최근 2~3개월 새 호가만 평당 3000만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이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중개업계에서는 향후 판교 신도시 공급이 예정된 11월까지 현재 수준이 유지될 수도 있지만,매수세 없이 호가만 강세를 보이는 '거품장세'로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 상승 진앙지 '파크뷰',거래 없이 호가만
분당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한 정자동 파크뷰 54평형 매매가는 올 들어서만 7억원 이상 치솟아 현재 16억6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를 두고 현지 중개업소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파크뷰 인근 테크노컨설팅 박윤재 대표는 "올 들어 실제 거래는 5건에 불과했는데도 이렇듯 폭등하는 장세를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서판교의 중대형 아파트가 평당 가격 3000만원 이상은 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호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크뷰와 인접한 아이파크 63평형 호가도 현재 13억원을 웃돌며 작년 말에 비해 3억~4억원이나 급등했다.
문종철 태남공인 대표는 "이처럼 단기간에 호가가 폭등하는 바람에 실거래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며 "파크뷰와 아이파크의 최근 폭등세는 분당의 다른 지역으로까지 가격상승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자고 나면 억 단위 상승
수내동 양지마을과 서현동 시범단지 등 중대형 평형이 주를 이루는 단지들도 상승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초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최고 2000만원까지 갈 거라는 관측이 흘러나오면서 집값이 급등세를 보였다.
서현동 한양 시범아파트 50평형 가격은 현재 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최고 2억원 이상 올랐다.
삼성 시범아파트 49평형과 우성 시범아파트 47평형 호가도 8억5000만~9억5000만원으로 한양과 비슷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현동 시범단지 내 L공인 관계자는 "적어도 판교 분양가보다는 높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하루 이틀 새 호가가 5000만~1억원씩 폭등한 경우도 있었다"며 "이처럼 가격이 급등하자 매도를 포기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판교 신도시 지역과 접해 있는 이매동도 아름마을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아름마을 풍림아파트 48평형은 작년 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8억2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분당 강세 언제까지 가나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일단 판교 분양이 이뤄지는 연말까지 강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판교 청약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대체 수요를 찾을 경우 한 번 더 뛸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자동 인근 태남공인의 문종철 대표는 "현재 분당 집값은 주민들이 스스로 창출한 측면이 강하다"며 "판교 분양을 전후로 외부 주민들의 수요 여부가 추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