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0일 남북 차관급 회담을 통해 남북대화가 재개된 점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북핵문제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언급이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비료 20만t을 북측에 지원하고 평양에서 열리는 6.15 공동선언기념행사에 남측이 장관급 대표단을 파견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 "비료 지원과 특정 정치인의 행보를 맞바꾼 것 아니냐"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지난 10개월동안 남북관계는 식물인간 상태와 비슷했는데 이번 회담이 이런 `동맥경화증'을 풀어준 의미는 있다"고 평가한뒤 "핵문제와 6자회담 복귀에 대해 여러 주장을 했다고 하는데 반영된 흔적이 없는게 아쉽다"고 꼬집었다. 강 원내대표는 "6.15때 장관급이 (북한에) 간다는 것과 비료를 준다는 것에 대해 이의는 없지만 할말은 하고 얼굴 붉힐 것은 붉혀야 한다"면서 "정부가 남북문제를 해결하는데 더욱 힘을 쏟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맹형규(孟亨奎) 정책위의장은 "이번 협상을 통해 막혀있는 남북대화가 뚫렸다는 의의는 있지만 민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대해 합의가 없었다는 것은 문제"라며 "비료를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줘 놓고 나서 합의문에 `핵'자 하나만 넣어달라,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협상은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맹 정책위의장은 "이번 회담을 보면 비료 20만톤과 특정 정치인의 행보를 맞바꾼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차관급이라고 하고 저쪽은 조평통 실무국장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고 끌려다녀서야 무슨 의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구상찬(具相燦)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회담은 남한의 차관급이 북한의 국장급을 모시고 한 회의였고, 북핵과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우리측 요구가 완전히 묵살되는 등 형식과 내용면에서 국민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대북지원을 하면서 정치적 의제에 묻혀 고맙다는 인사도 못받고 오히려 사정하고 애원하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