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동부 안디잔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정부의 유혈 강경진압으로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시위대간 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우즈베크-키르기스스탄 국경도시인 코라수프에서는 시위대가 시청과 경찰관서 등 관공서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져 반정부 시위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또 지난 13일 시위대에 대한 정부군의 무차별 발포로 인한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 최소 600명에 이른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피해규모도 속속 공개되고 있어 우즈베크 민심이 더욱 악화되며 양측 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안디잔의 한 비정부기구 대표는 15일 AFP와 전화 인터뷰에서 "14일 저녁 동부지역 한 학교에서 500여구의 사체가 놓인 것이 발견된데 이어 다른 100여구의 사체도 인근 대학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들 학교에는 유혈사태 와중에 친지들이 실종된 사람들이 몰려와 사체를 확인하며 오열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날 안디잔 곳곳에서는 사체 매장 작업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키르기스스탄 국경도시에서는 14일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경찰차와 관공서에 방화를 하는 등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돌입, 시청과 주요 관공서를 점거한 채 향후 활동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특히 우즈베크 정부가 2003년초 봉쇄했던 키르기스스탄으로 통하는 다리를 개방하는 등 도시를 장악했지만 15일 오후까지 정부군이나 경찰의 진압작전은 개시되지 않았다. 또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반정부시위의 진원지 안디잔에서도 시위발생 이틀째인 15일 들어 일부 교외지역에서 간간이 총성이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으나 우즈베크 당국이 언론의 접근을 원천봉쇄하고 있어 자세한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외신들은 현지 주민과의 전화 통화를 근거로 안디잔 중심부에서는 더이상 시위가 벌어지지 않았으나 서부 교외지역과 안디잔 시장 근처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또 키르기스스탄 국경도시인 테셰크토시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무장세력과 정부군과의 교전이 발생해 정부군 8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주민들이 전했다. 주민들은 이날 교전 이후 500여영의 주민들이 키르기스스탄 국경을 넘어갔다고 말했다. 유혈사태 발생 이후 국경을 폐쇄했던 키르기스스탄은 우즈베크 난민 유입이 급증하자 국경 인근에 난민촌을 설치했다. 키르기스스탄 관리들은 15일 현재 900여명의 난민이 수용됐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안디잔 등 우즈베크 동부 지역 주민 수천명이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가려고 시도했으나 정부군이 총격을 가하며 저지하는 바람에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530여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1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명백한 인권남용 사태가 발생했다.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으나 우즈베크 외무부는 성명에서 "시위대에 발포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페르가나 APㆍAFP=연합뉴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