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자영업자(소호) 대출에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은 '소호 부실'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1~2년간의 내수경기 침체 과정에서 넘어질 소호는 이미 다 넘어갔으며 이제 남은 소호들은 자생력을 갖췄다"(김종열 하나은행장)는 설명이다.


사실 소호는 내수경기에 가장 민감하다.


은행들이 경기 확장기에 소호 대출에 열을 올리고,수축기에는 앞다퉈 대출 회수에 나서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은행권이 소호 대출 확대에 나설 경우 2백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의 돈가뭄이 점차 해소되면서 내수경기 회복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금융계는 기대하고 있다.



○소호 연체율 안정


가장 많은 소호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소호 연체율이 올 들어 급속히 안정되고 있다.


현재 12만명에 이르는 국민은행의 소호 연체율(개인영업점 기준)은 지난 4월 말 1.70%로,작년 같은 기간의 2.12%에 비해 하락했다.


기업금융지점의 연체율도 4월 말 1.30%로 작년 동기(2.02%)에 비해 안정됐다.


오용국 부행장은 "소호 부실은 어느 정도 정리돼 가고 있으며 경기회복 전망을 감안하면 소호 연체율은 이제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소호를 포함한 은행권의 중소기업 연체율도 올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1분기 중소기업 연체율은 2.19%로 작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고,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0.29%포인트 떨어졌다.



○소호 대출 완화 움직임


국민은행은 소호 및 소(小)기업 영업망을 전 개인지점으로 확대하는 한편 소호 특화상품을 개발,금리를 인하하며 대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전문 자영업자 대출상품 등 세 가지 신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말 프랜차이즈 가맹점 대출,집단상가 대출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지점장의 금리 할인 재량권도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여신제한업종으로 분류해 왔던 숙박 음식 목욕업에 대해 대출을 재개키로 했다.


이들 업종 가운데 신용등급이 우량한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가산금리를 깎아주거나 폐지키로 했다.


또 도소매 및 부동산 업종에 부과했던 0.5~1.5% 수준의 가산금리도 0.5%포인트씩 일괄적으로 할인해 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우량 소호 대출 활성화를 위해 2월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금리를 평균 0.4~0.6%포인트 인하했다.


이어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소기업 및 소호에 대해 운용자금을 업체당 1억원씩 연 4.99%에 대출해 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영춘·장진모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