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영천 대첩'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경북 영천은 선거운동 막판까지도 열린우리당의 우세가 점쳐졌던 곳. 선거 초반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는 열린우리당 정동윤 후보의 지명도에 밀린데다 공천잡음까지 불거져 여론조사에서 두자릿수까지 뒤처졌다. 그러나 '박풍(朴風)'이 힘을 발휘하면서 한나라당은 함락 직전의 위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박근혜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첫 지원유세지로 텃밭인 영천을 택해 거리 곳곳을 누볐고,선거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자 네 차례나 영천을 방문,"제2의 지역구로 챙기겠다"면서 밑바닥 훑기식 유세전을 펼쳤다. 이 같은 추격전은 개표결과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개표 시작 후 정동윤 후보가 세 시간 가까이 정희수 후보를 앞서 나갔다. 그러나 밤 10시50분께 정희수 후보가 뒤집기에 성공,승리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던 '혈전'은 결국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의 1천2백86표차 승리로 결론났다. 박 대표가 여당의 'TK(대구·경북) 진출'을 막아내면서 TK지역이 자신의 텃밭임을 대외에 과시하는 순간이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