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30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북 영천과 충남 아산의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열린우리당은 영천에서 승리해 한나라당의 `안방'인 대구.경북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한나라당은 아산을 이겨 우리당의 새로운 `텃밭'으로 부상한 충남권에서 지지층 확대의 기틀을 다지는 `이변'이 기대됐으나 막상 결과는 한나라당의 일방적 승리로 귀결된 셈이다. 당초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계획 추진과 뒤이은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을 둘러싼 충청권 민심에 밀려 아산에 대해 다른 야당과의 연합공천을 검토하는 등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사실. 그러나 우리당이 충남부지사를 지낸 자민련 출신 이명수씨를 공천하려다 `이중당적'으로 무산되고, 선관위 사무총장을 지낸 임좌순씨를 대타로 내세우는 등 공천 파문을 겪으면서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인지도가 높은 이씨의 후보 등록 무산에 따라 상당수의 주민이 선거에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고 이는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지역 6곳중 가장 낮은 투표율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선관위 출신인 임좌순 후보의 경력을 문제삼고 자당 이진구(李珍求) 후보의 `선명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아산신도시 5년 조기개발과 충청권 최대 영어마을 건립 등의 공약으로 `표심잡기'에 나서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 추진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 `대어'를 낚았다. 6전7기에 나선 이진구 후보의 고정지지표와 동정표도 승리에 한몫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은 또 후보의 취약한 지역기반으로 `공천 실패'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던 영천에서 가까스로 `수성'에 성공했다. 선거기간 자체 여론조사에서 우리당 정동윤(鄭東允) 후보에 한때 `더블 스코어'로 까지 뒤졌던 정희수(鄭熙秀) 후보가 높은 투표율로 나타난 전통적 지지층의 적극적인 참여와 박 대표의 `올인'에 힘입어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번 선거 최대의 격전지로 분류된 영천은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이어서 선거 결과는 사실상 `박 대표의 승리'라는데 누구도 이의를 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13일 가운데 엿새를 영천에 머물며 `영천 사수전'을 진두지휘했다. 영천에서 우리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13대 국회이후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정당이 경북지역에서 첫 후보를 당선시키는 `진기록'을 남기게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국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났다. 한나라당은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갑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김정권(金正權) 후보가 청와대 민정비서실 경제팀장 출신의 우리당 이정욱(李廷旭)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면서 지난해 4.15 총선에서 잃은 의석을 되찾았다. 한나라당은 아산 승리로 홍성.예산(홍문표.洪文杓)과 함께 충청권에 2개의 의석을 확보하게 됐고 호남.충청권의 지지기반 확산을 목표로 한 `서진정책' 추진도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