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주식시장은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주에도 인텔 등 국내외 주요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지만 이번주 주요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크게 위축된 투자심리를 살려낼 정도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다음주는 완만한 조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950선 재탈환이 가능한지를 시험하며 바닥을 찾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 = 종합주가지수 1,000고지 탈환을 노리던 유가증권시장은 이번주 5일 연속 하락하면서 당분간 상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의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주식시장을 받쳐주던 글로벌 유동성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신호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외국인들은 오는 5월 3일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상승 모멘텀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주 시장은 프로그램매물로 인한 급락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주 반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국내외에서 계속되는 주요기업들이 실적발표가 반등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에서 인텔과 GM, 야후 등이 19일(현지시간) 일제히 실적발표를 하는데 이어 국내에서는 19일 LG전자, 20일 삼성SDI, 22일 삼성전기 등이 차례로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주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시장의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보여 큰 기대를 걸기 어렵지만 예상 밖의 실적호조를 나타낼 경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텔 실적 발표는 미국은 물론 국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주목되는 종목이다. 또 이번주 낙폭 과대로 인한 가격메리트가 어느 정도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지도 관심사다. 과거 외국인들과 연기금 등은 900대 초반에서 이익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매수 우위 전략을 펴왔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다음주는 약세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등시도가 가능해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가 예상된다. 그동안 바닥권으로 인식돼온 950선이 회복될 수도 있으며 추가적인 하락이 이어지면 920~930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황창중 팀장은 "이번주는 실적악화가 반영돼 60일 평균가격인 950선을 이탈했다"고 분석하고 "완만한 조정과정을 거쳐 920~930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원증권의 김세중 연구원은 "이번주는 프로그램 매도에 의해 하락폭이 지나치게 컸기 때문에 다음주는 반등을 통해 960선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하지만 다음주는 약세흐름이 강해 바닥을 찾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코스닥 = 이번 주 코스닥 시장은 잇따른 악재 속에 3주만에 하락, 한주 전보다 14.82포인트(3.19%) 하락한 449.08로 지난 1월 둘째주 이후 처음으로 450선을 밑돌았다.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진 가운데 LG필립스LCD의 예상보다 부진한 영업실적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고 역시 예상에 못미친 삼성전자의 실적은 시장을 냉각시켰다. 다음주에도 코스닥시장은 쉽사리 돌파구를 찾기 힘들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있지만 미국 증시에서 단기침체(소프트패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삼성전자가 일부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지만 시장의 기대를 채우는데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달 하순께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의 LCD 생산설비 발주와 우량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코스닥에서 조금씩이나마 매수 우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기관이 다시 사자에 나서는 시점에서 수급 상황의 호전으로 인한 상승 동력이 출현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영곤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코스닥이 유가증권시장내 대형 IT기업 실적의 영향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주에 발표될 LG전자, 삼성SDI 같은 주요 IT기업의 실적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낙폭이 큰 IT에 대해서는 조심스레 접근하되 내수관련 종목이나 실적 호전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이슈와 테마가 모두 수그러들면서 코스닥시장이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면서도 "시장에 나타나는 위험요인들은 전체적이기보다는 개별 종목에 관련된 것이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시세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관 매도로 인해 낙폭이 컸으나 반등 움직임을 보이는 신규상장 IT종목이나 셋톱박스 관련주, 음원관련주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김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