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위독한 상태에 있거나 서거할 경우에도 바티칸 교황청은 아무 문제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교황 유고시 교황청의 지속성을 떠받치는 인물들로는 바티칸의 2인자인 안젤로소다노 추기경, 요한 바오로 3세라는 별명을 가진 신앙교리성의 수장인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 교황의 비서인 스타니슬라프 지비슈 대주교가 있다. 여기에 바티칸의 일상사를 다루는 쿠리아라는 수백년 동안 내려오는 관료제 전통이 있다. 의회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략 총리에 해당되는 역할인 소다노 추기경은 지난 2월 교황이 독감과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한 이후 점점 더 막중한 역할을 맡고있다. 피임과 낙태 같은 문제에 대한 교황의 보수적 정책의 후견인격인 라칭어 추기경은 교황이 쓰러진 후 또 다른 중요한 책임들을 수행하고 있다. 교황청 내사원장인 미국 출신 제임스 스태포드 추기경은 위중한 병세의 교황 부재 상황에서 성주간 의식을 주관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들 뒤에 교황과 같은 폴란드 출신의 지비슈 대주교가 있다. 교황의 비서로서 그는 교황의 의견을 외부에 전달하는 해석자이자, 교황의 내밀한사실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교황이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때 교황의 방문객을 걸러낸 사람도 지비슈 대주교였다. 서열로 따지면, 지비슈는 추기경보다 낮은 대주교지만, 지난 2003년 12월 라칭어 추기경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도 있다. 당시 독일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병세가 좋지 않으므로 신도들이 교황을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라칭어 추기경이 말한 데 대해 지비슈 대주교는 "라칭어 추기경이 결코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뒤집은 적이 있다. 교황이 위독한 상태에 있는 동안 이런 강력한 인물들이 교황청 일을 평상시처럼계속 수행하지만, 주교의 임명이나 정책의 수정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최종 권한은 교황에게 있다. 서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병원에 가지 않고 바티칸에 머문 교황은17명의 새 주교와 대주교를 임명했다고 교황청은 1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교황 서거 후에는 교황청 재정관과 교황의 명예 시종 같은 다른 관리들이 교황청의 재산과 재정을 관리하고, 새 교황을 뽑는 추기경회의인 콘클라베를 조직한다. (바티칸시티 A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