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쳐 두번 실수하는 일은 없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5일 아침 6회 연속 월드컵본선 진출의 최대 난적 사우디아라비아 정벌을 위해 중동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본프레레호의 1차 기착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중동의 파리'로 불리는 두바이는 3월 중순임에도 이미 낮 최고 기온 32℃(14일기상정보)의 만만찮은 더위가 찾아와 있다. 지난 13일 영하의 꽃샘추위 속에 K-리그 주말 경기를 치른 태극전사들로서는 갑자기 30도 이상 기온차가 나는 '열사의 땅'에 입성하는 셈. 그동안 축구대표팀에게 무더위는 간간이 반갑지 않은 '제3의 적'이었다. 지난해 3월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의 경질을 몰고 온 '직격탄'으로 작용한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몰디브와의 원정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은 무더위와 밀집수비에 짜증을 내다 최악의 졸전을 벌인 끝에 0-0 무승부라는 참담한 결과를 안고돌아와야 했다. 본프레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더위는 태극호의 경쟁력을 심심찮게 갉아먹었다. 본프레레호가 작년 9월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르기 위해 베트남 호치민 원정에나섰을 때도 동남아 특유의 습한 무더위에 전반 내내 제대로 된 움직임을 보여주지못하다 자책골로 먼저 한골을 내준 뒤에야 정신을 가다듬어 이동국, 이천수의 연속골로 간신히 2-1 승리를 챙겼다. 이번에 최종 전지훈련을 할 두바이와 오는 26일 오전 1시45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전을 치를 담맘도 지구촌에서 기온이 높기로 둘깨가라면 서러워할 만한 곳. 결전이 벌어질 이달 말쯤이면 이미 낮 기온이 3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극전사들은 이를 의식한 듯 '더위 적응'이 원정지 컨디션 조절의 최대 변수가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외 원정 경험이 많은 맏형 유상철(울산)은 "원정 부담이란 늘 있게 마련이지만 (중동에서는) 무엇보다 힘든 게 무더운 날씨에 적응하는 것"이라며 "현지에서 충분한 적응 훈련을 통해 기온에 관계없이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주문했다. '본프레레호 황태자' 이동국(광주)도 "더운 지방에서는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 쓸데없는 체력 소모를 피해야 한다. 나와 동료들이 모두 지치지 않게 효율적인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