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겸 탤런트 이은주씨의 자살에 대해 대다수 정신과 전문의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나 인기 여배우로서 겪었던 스트레스가 자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의들은 특히 이씨처럼 유명인의 자살은 우울감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세창 성대의대 정신과 교수는 23일 "이씨가 극중에서 대부분 죽는 배역을 맡았지만 이 같은 역할이 현실적 삶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이씨가 극중배역과 현실 속 삶을 혼돈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일상생활 속에서 또는 여배우로서 겪었던 스트레스가 결국 자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화려한 모습을 보였던 유명인의 자살은 일반인의 죽음에서 오는 충격보다 정서적 충격이 훨씬 크다"면서 "일반인들은 가벼운 정도의 망연자실, 상실감,허무감 같은 애도반응을 겪을 수 있으나 우울증이나 병적인 애도반응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인의 자살 때문에 자살에 대해 친밀감을 가지게 될 위험성이 있고 자살한 공인의 정서적 경험이나 자살 동기에 대해 동질성을 쉽게 느껴 모방자살과 같은 일이 일어날 위험성도 있다고 윤 교수는 경고했다. 그는 이씨의 자살방법에 대해서는 "자살은 보통 의도와 치명성을 보는데 이씨의경우 치명성이 상당히 높은 방법을 택했다"면서 "일반적으로 여성의 자살시도가 많은데 비해 자살률이 낮은 것은 치명성이 낮은 손목 자해방법이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씨의 경우는 유서를 쓰고 목을 매 자살하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자살의지가 컸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윤 교수는 주장했다. 이흥식 연세대의대 정신과 교수(자살예방협회 회장)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우울증을 앓지만 단순한 우울감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적지않다"면서 "특히 자살보도에 대한 언론의 영향은 매우 큰 만큼 이번 사건을 흥미 위주로 다루지 말고 정신건강에 대한 개념과 인식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