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연구원 채용과 영업비밀 누출을 둘러싸고 국내 휴대폰 경쟁업체인 LG전자와 ㈜팬택간 갈등이 재연됐다. 검찰은 일단 팬택으로 직장을 옮긴 LG전자 전직연구원 1명이 영업비밀을 보유한혐의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소되더라도 양사 입장이 워낙 달라 치열한법정다툼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이득홍 부장)는 18일 회사를 옮기면서 휴대폰 제조관련 기술을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및 업무상배임)로 전 LG전자 연구원 구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씨는 지난해 7월 LG전자에서 ㈜팬택으로 이직하면서 LG전자에서 자신이 개발한 휴대폰관련 기술을 그대로 보유한 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LG전자가 핸드폰 제조관련 기술을 유출했다며 이직한 자사의 전직 연구원 4명을 고소한 데 따라 이뤄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씨 등이 옮겨간 팬택측이 기술유출을 교사했을 가능성은 나오지 않았고 이 부분은 현재로서는 수사대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팬택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경력 연구원을 채용했고, 구씨의 기술은이미 우리가 개발해 휴대폰에 사용 중인 것이며, 더욱이 회사로서는 (구씨의) 기술유출여부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다"고 반박했다. LG전자측은 2003년 5월에도 자사 연구원 5명이 퇴사후 팬택 연구원으로 자리를옮기자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이들을 고소했으나 당시 서울지검은 "LG전자가 휴대폰 기술유출의 증거라고 제시한 기술은 팬택측이 이미 개발한 모델이어서 기술유출 혐의를 인정할 수 없는 데다 휴대폰 개발담당자라면 인터넷 또는 부품회사를 통해 구할 수 있는 정보인 만큼 관련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팬택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LG전자 출신 연구원 9명을조사했음에도 1명의 개인적인 영업비밀 사용 부분만 드러나자 팬택은 LG전자측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LG의 인력관리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연구환경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회사로 옮기는 것은 업계의 자연스런 관행임에도 이를 문제삼아 2차례에걸쳐 고소한 것은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조준형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