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번주 미의회에 출석해 어떤 얘기를 할지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반기 경제동향 보고를 위해 16일(이하 현지시각) 상원 금융위원회에, 17일에는 하원 은행위원회에 각각 출석한다. 그린스펀의 의회 보고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시장은 이와 함께 15일 발표되는 미국채시장 12월 실적과 같은날 나오는 1월중 미소매 동향, 그리고 18일의 1월중 미생산자물가지수 발표도 주목하고 있다. 또 18일 공개되는 미시간대경기체감지수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은 FRB가 지난해 6월부터 고수해온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가 바뀔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 그린스펀의 입에서 나올 것이냐는 점이다. 월가 인사들은 FRB의 향후 금리 정책이 그간에 비해 `다소 공격적'인 쪽으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하는 쪽으로 그린스펀이 발언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라살뱅크의 카를 탄넨바움 수석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미국의 인플레가 1.5-2%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그린스펀이 일단 상기시킬 것 같다면서 이와함께 완만하나마 성장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과 노동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점도 그린스펀의 입에서 강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리만 브라더스도 지난주 낸 보고서에서 "미국이 향후 몇분기간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하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면서 따라서 "그린스펀의 의회 발언이 좀 더 공격적인 쪽으로 나오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 애셋 매니지먼트의 폴 오브리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그린스펀이 고용시장 개선과 성장기조 유지, 그리고 기업수익 개선을 부각시키면서 이것이 "향후 인플레 요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로우 프라이스 그룹의 댄 샥컬폴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금융시장은 FRB가연방기금 금리를 3.25-3.5%까지 인상한 후 동결하길 바랄 것이나 "그린스펀의 입에서 그런 시사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관측통들은 FRB가 1%이던 연방기금 금리를 지난해 6월 이후 모두 6차례 0.25%포인트씩 인상해 현재 2.5%인 것이 오는 3월 22일과 5월 3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각각 같은 폭으로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CNN 머니는 금리 향방에 대한 그린스펀의 시사가 적어도 단기적으로 증시에는호재로, 채권시장에는 부정적 변수로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RBS 그리니치 캐피털의 데이브 에더 채권전략가는 다우존스에 "그린스펀의 반기의회 증언이 통상적으로 채권시장에는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해왔다"면서 FRB의 향후통화 정책이 좀 더 공격적인 쪽으로 바뀔 것임을 그린스펀이 시사할 경우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그린스펀이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문제를 또다시 언급할지 여부도주목하고 있다. 이것이 달러가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CNN 머니는 그린스펀의 입에서 공격적 금리정책 시사와 함께 재정적자 감축의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발언이 나올 경우 달러가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오스트레일리아 앤드 뉴질랜드 뱅킹 그룹의 크레그 퍼거슨 환전략가는 블룸버그에 12월의 미채권시장 통계가 달러 향방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자금순입 규모가 전달에 크게 못미치는 600억달러 내외로 발표될 경우 "적어도단기적으로 달러에 악재"라고 분석했다. 전문기관 관측에 따르면 12월중 미국채의 순매입 규모는 전달의 810억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560억-650억달러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이 같은달 기록한 무역적자 600억달러 가량을 보충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재정적자에 부담을 주면서달러 가치를 끌어내리는 변수로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