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충우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 cwnam@kama.or.kr > 어느 국가,민족을 막론하고 자국의 역사를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려는 본능은 공통적이지만 우리민족은 역사보존의식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 같다. 실례로 일본과의 교과서 왜곡,독도문제 등 역사 관련 분쟁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시도 때도 없이 돌출,잠수를 반복하고 있다. 근래에는 중국이 느닷없이 고구려 역사를 자기들 역사에 편입시키기 위해 온갖 편법을 다 동원하다 결국 우리의 거센 항의에 한발짝 물러서 있지만 언제 다시 부상할지 걱정이다. 역사문제가 국가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나라 안에서도 한때 대통령이 역사 바로 세우기를 외치기도 했으며,지금도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흔히 역사는 강자에 의해 기록되어지기 때문에 강자 편에서 확대되고 축소,왜곡된다고 폄훼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역사는 기록되어지고 보존돼야 한다. 그런데 역사가 마치 정치,사회적으로 큰 사건이나 영토문제 등이 전부인양 산업,문화,스포츠 등의 비정치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생각하는 점이 아쉽다. 경제의 발전상,문화의 장르,스포츠의 분야가 그 예다. 지금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성 골퍼에 대한 기록도 처음부터 정리가 잘 돼야 시간이 흐른 후,설령 한국이 세계를 제패하더라도 관련자료 보존상태가 빈약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 빛은 흐려질 게 분명하다. 또 과거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역사적 사실(事實)에 대한 기록,보존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면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발굴하고 정리,보존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 처음 자동차가 들어온 때는 1903년이다. 고종 황제의 어차로 들어온 그 차가 포드인지 GM인지 1백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또 1955년 처음 우리 손으로 만든 시발 자동차를 비롯해 50여년 동안 우리가 만든 수백 종의 자동차가 잘 보존되고,기록돼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답변 역시 군색하다. 올해로 자동차 생산 50주년을 맞는다. 우리 협회(KAMA)는 자동차 생산 세계 5위에 걸맞게 자동차 역사도 잘 정리돼야 하기에 '자동차 박물관·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한국자동차산업 50년사'도 편찬 중이다. 나라가 잘 되려면 후손들에게 보여줄 과거사도 떳떳하고 바르게 기록되고 그 자료가 풍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