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민중 혁명을 통해 민주화로나아가고 있는 반면 인접국인 벨로루시는 신년 들어 자국민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같은 옛 소련 국가지만 양국은 각기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벨로루시 정보부는 지난 1일자로 자국 FM 방송에서 외국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줄일 것을 명령했다. 지난 2003년 7월 1일부터 50%로 제한했던 규정을 20%로 크게 낮춘 것이다. 해당 조치는 벨로루시의 국내 음악을 양성해 쇼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지만 '콧수염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정권 공고화 차원에서 직접 명령했다는 게 정설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국민가수인) 알라 푸가초바의 노래를 매일 아침 듣는다"면서 외국 음악의 경우, 4곡중 1곡만 들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벨로루시인들은 자동차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우리 노래를 들어야 한다"면서 "외국 음악이 완전히 폐지될 필요는 없고 25%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보부는 모든 라디오 방송국에 외국 음악을 20% 안팎에서 방송하라고 요구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허가를 철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통령 3기 연임을 허용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해승인받은뒤 국내외 반발에 직면해 왔으며 이에 내부 통제 강화 정책을 펴고 있다. 한편 음악 방송 규제에 대해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 라디오 방송사의 사장은 "같은 음악만을 방송하게 돼 시민들이 외면하고 있으며 광고도 수주할 수 없다"면서 "이는 라디오 방송사들을 붕괴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