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정상화를 위한 증자 문제를 둘러싸고 채권단과 LG그룹간 줄다리기가 팽팽한 가운데 관련주의 주가 흐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LG카드와 채권단은 LG그룹에 보유채권의 출자 전환을 통한 증자에 참여하도록 압박했으나 LG그룹은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LG그룹에 대한 채권단의 답변 요구시한인 20일 주식시장은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공식적으로 추가 출자전환을 강력히 촉구한 영향으로 LG카드 주가가 급등했으나이에 맞서 LG그룹의 계열사들도 강보합세를 견고히 유지, 양측간 팽팽한 신경전을웅변했다. 증시전문가들은 LG카드 문제가 시장에 불러올 충격의 여파를 감안할 때 채권단과 LG그룹이 `상생의 길'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 속에서 LG그룹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웠다. ◆LG카드 급등..LG 계열사 강보합 LG카드 박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LG 그룹의 출자전환을 통한 증자참여를 공식요청한 뒤 오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메릴린치와 4억달러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발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해외 투자자들도 LG그룹의 증자참여를 바라고 있다고LG그룹을 `압박'했다. 이같은 소식에 LG카드의 조기 정상화 기대가 확산되면서 거래소시장에서 LG카드주가가 2시30분 현재 11.43%나 치솟아 1만5천600원을 기록하고 있다. LG건설, LG마이크론, LG텔레콤, LG필립스LCD, LG생활건강, LG화학, LG생명과학등 LG그룹 계열사들도 0∼2%대로 상승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그룹이 이날 `최종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지금까지 채권단의 추가 출자전환 요구에 대해 거부 방침을 명백히 밝혀온 점에서 반발 매수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굿모닝신한증권 권재민 연구원은 "메릴린치의 투자로 인해 LG카드의 펀더멘털이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그룹측의 `추가 출자전환은 없을 것'이라는 투자심리가 시장에서 상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그러나 LG카드가 출자 전환 및 감자가 예정된 상황에서 현 주가는고평가된 측면이 높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전재곤 선임연구원도 "메릴린치와의 ABS 발행건은 이미 지난 여름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현재는 계약 이행과정에 있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유동성이 회복된다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나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요인을 아니다"고 말했다. ◆`상생의 길' 모색? LG그룹 대주주 및 계열사들이 입장이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도 시장에서는어떤 경우든 LG카드가 청산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LG카드 청산이 금융시장에 불러올 충격이 엄청난 데다 양측간 힘겨루기의 핵심이 LG카드 생사에 있는 게 아니라 `분담액' 규모에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현재 LG그룹에 대해 LG가 약속한 후순위채 5천억원에다 도덕적인 책임을 물어 대주주 개인 등이 보유한 2천700억원을 추가 분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후순위채 5천억원 인수는 LG측이 올해 LG카드사태를 수습하면서 채권단에약속했고, 자본잠식하에서는 LG카드의 후순위채 발행이 불가능한 만큼 출자전환에무조건 반대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LG그룹과 채권단간 출자 전환 규모 조정을 통해 마찰없이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증권 구용욱 금융팀장은 "LG카드가 청산까지 가게 되면 금융시장에 엄청난충격을 불러올 것"이라며 "하지만 양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데다 분담액 규모에 대해서만 이견을 빚고 있기 때문에 상호 접점을 맞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양측의 절충 가능성은 높으나 LG그룹이 현재로서는 추가 출자전환은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는 만큼 LG그룹의 최종답변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