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지난 주말과 휴일 임시국회 정상화를 위한 막후 절충을 계속했으나 4대입법 처리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의견이 맞서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18일 밤 비공식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의 최대 관건인 국가보안법 처리문제를 집중 협의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회동에서 양측은 이라크파병 연장동의안과 새해 예산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으나 4대 법안 처리방식을 놓고 각각 `협의처리'와 `합의처리'를 요구하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4대 법안 중 핵심 쟁점인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에 대해 우리당은 처리시점을 명시하고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하되 국회내 특별위원회 구성도 검토할 수 있는입장을 밝힌 반면, 한나라당은 연내처리를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민간의 참여를 허용하는 범국민적 협의기구나 여야간 `원탁회의' 설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개 법안에 대해서도 우리당은 여야 합의로 행자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과거사기본법 등 일부 쟁점법안의 경우 가급적 연내에 처리하자는 입장을 밝혔으나, 한나라당은 예산안과 파병연장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고 4대법안 처리는내년으로 미루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원내대표들은 19일 밤 시내 모처에서 회동해 정상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절충점을 찾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19일 당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4대 법안에 대해 합의처리를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입장차가 현격하다"고 전하고 "오는 23일까지 당내 의견을 수렴하면서 대야 접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도 "한나라당 요구에 따라 4대법안 처리를 내년으로 연기해준다고 해도 의원총회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어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협상에 더 이상 진전이 없고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원내 관계자는 "우리당은 현재 박 대표 제안에 대해 입장을 정리중에 있으며 앞으로 원내대표 회담 등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면서도 "다만 개혁입법에 대해 합의처리 또는 연내처리 유보 등 2가지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제안에 대해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여야 합의정신 아래 이제는 열린우리당이 공을 넘길 차례로, 한나라당은 인내와 여유를 갖고 여당의 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 안건은 국보법 상정과 파병연장안 및 예산안 처리, 뉴딜 3법 처리 문제"라며 "아직 모든 현안에 대해 양당 모두 입장이 강경하게 맞서 있어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우리당 이 의장과 천 원내대표는 18일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과 조찬회동을 갖고 본회의 사회에 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여야 지도부가 국회 정상화 노력에 최선을 다하되, 끝내 합의에 실패할 경우 23일 본회의에서 여당의 요구대로 파병연장안과 예산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국회의장실의 핵심 관계자는 "파병안과 예산안만큼은 한나라당이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않기로 한 데다 사안의 성격상 연내처리가 불가피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jahn@yna.co.kr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