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 축출 후 전범 혐의로 기소된 타리크 아지즈가 교황청의 `비공식 지원'을 약속받았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후세인 정권에서 부총리와 외무장관을 지내며 후세인의 오른팔 노릇을 한 아지즈는 최근 향후 재판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교황청 주교와 성직자들의 약속을 얻어냈다는 것. 바그다드 교도소에 수감중인 아지즈는 지난 7월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 과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자신의 만남을 주선했던 좌익 성향의 장-마리 벤저민 주교에게 도움을 요청토록 했다. 벤저민 주교는 아지즈 가족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해 개인 및 가톨릭 차원의 법적, 종교적 지원 계획에 본격 나섰다. 50만 이라크 가톨릭 인구의 정신적 지주인 임마누엘 델리 바그다드 총대주교도아지즈 변호 계획을 후원하고 있다. 교황청의 아지즈 변호 계획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원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지즈 지지자들은 그가 한낱 외교관에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과영국은 후세인 변호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한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벤저민 주교는 "아지즈는 내 친구였고 이라크 외무장관이었으나 군인은 아니었다"면서 "아지즈 가족의 연락을 받고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과 상의한 결과 내게 도와줘야 할 `도덕적 권리'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해 아지즈 변호에 나설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아지즈 변호를 위해 5명의 이탈리아 변호사와 성직자들을 확보한 벤저민 주교는또 "아지즈 가족은 돈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무료로 변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일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있는 교황청은 민감한 외교 분쟁을 우려해 성직자 개인 차원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