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연일 신고가 행진을 벌이며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대형 블루칩들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는 가운데 '나홀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최대수혜주로 꼽히고 있는데다 안정적인 배당투자 매력이 커지는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어 앞으로 주가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5위에서 2위로 부상 한전은 8일 거래소시장에서 전날보다 6백50원(2.31%) 상승한 2만6천6백원으로 마감돼 연중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 2001년 2월14일(2만6천8백50원) 이후 3년10개월만의 최고치다. 이에 따라 한전의 시가총액은 17조4백39억원으로 늘어나 2위였던 포스코를 1조원 이상 앞질렀다. 연초에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포스코에 이어 5위였던 데서 3계단이나 수직상승한 것이다. 이 회사가 시가총액 2위에 오른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전의 상승세는 최근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기관투자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기관은 최근 한달동안 한전을 8백12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전자에 이어 순매수 2위다. 이 기간 중 7백81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의 매물공세를 '기관의 힘'이 지켜내고 있는 셈이다. 기관 매수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종증권 임정석 연구위원은 "시가총액이 급증했기 때문에 기관들이 지수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한전 주식을 더 사들여야 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추가상승 가능할까 과거 한전은 좀처럼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대표적인 '무거운 주식'으로 꼽혔다. 실제 한전 주가는 최근 5년동안 1만7천~2만5천원의 박스권을 지루하게 오르내렸다. 따라서 이번 박스권 돌파를 계기로 한전이 큰 시세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선 '호재만발'이라고 할 정도로 영업환경이 주가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한전은 현재 가장 큰 변수인 원화강세의 최대수혜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50원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이 5.8%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LNG 직도입·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또 꾸준히 이익이 증가하고 있어 매년 5% 안팎의 안정적인 고배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다. 예금금리와 채권이자율이 3%대로 급락한 상황이기때문에 한전의 투자 매력은 더욱 돋보인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따라 3만원대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 정순호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정부규제 등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한전에는 봄날이 왔다"며 목표주가를 3만3천원으로 제시했다. 대우증권과 우리증권도 목표가를 3만2천원으로 올려 추가상승을 낙관하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