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기에는 연상이 편하겠지만 결혼해서 살기에는 젊은 엄마가 낫지 않을까요?"


가수출신 연기자 이지훈(25)이 11월17일 개봉하는 '여선생VS여제자'로 스크린연기에 도전한다.


'여선생…'은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노처녀 여선생과 나이에 비해 성숙한 초등학생 여제자가 학교에 새로 부임한 '꽃미남' 미술교사를 두고 애정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 영화.


'선생 김봉두'의 장규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중 이지훈이 맡은 역이 바로 새로 부임한 미술 교사 상춘.


13살 연하의 이세영과 7살 연상의 염정아의 애정공세를 받는 '꽃미남'이다.


이지훈은 이미 드라마 '귀여운 여인'에서 8살 연상 정선경과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여선생…'까지 두번 연속 '연상녀'와 만나는 셈이다.


'연상과 연하 중 어느쪽이 더 좋냐'는 질문에 그는 "무언가를 해줘야겠다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연애를 하기에는 연상이 좋다"면서도 "하지만 결혼을 해서 같이 생활하기에는 아무래도 젊은 엄마가 낫지 않겠느냐"고 균형을 유지했다.


"친동생처럼 잘 대해줬다"는 연상의 염정아에 대한 평가는 "처음 봤을때는 선뜻 다가서기 어려웠지만 알고보니 털털한 성격"이라는 것.


반면 연하의 이세영에 대해서는 "은근히 부끄러움이 많다"고 말했다.


물론, 촬영 후 두 사람은 이지훈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친한 누나와 동생이 됐다.


"또래의 여성들과 사랑을 나누는 역을 못해봐서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던 그는"연기하는 데는 오히려 나이차이가 많은 '연인'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나이의 여자 연기자들과는 가까워지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든요.누나들과 함께 연기하니 오히려 부담도 없고 편해요."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6년 '왜 하늘은'을 통해 하이틴 가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이지훈은 지난해 연말 '귀여운 여인'에 출연하면서부터 연기자로 변신했다.


"처음부터 연기자로 데뷔했다면 지금은 아역 이미지가 박혀 있어 고생을 하고 있지 않았겠냐"며 웃는 그는 "사실 연기는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연예계에 데뷔한지가 오래돼서 그렇지 나이만 보면 그렇게 늦게 연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오랫동안 노래와 함께 연기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는 앞으로 연기에 무게중심을 두고 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벌써 데뷔 8년차가 된 그에게 8년 후의 모습은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오는 대답도 최민식이나 송강호 같은 대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대배우로 향하는 첫 걸음인 만큼 '여선생…'에 출연하며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연기하는 내내 '오버하지 말자'는 생각을 머릿속에 담아뒀다.


"영화 전체의 흐름을 살리기 위해서는 차분하고 절제하는 연기가 필요했다"는게 의젓한 설명이다.


"연기하면서 항상 관객들에게 우리 영화가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코미디 영화지만 '여선생…'의 주제는 무관심이거든요. 상춘은 선생님에 대한좋은 추억이 그다지 많지 않은 신임 교사예요.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자 소도시의 학교로 발령을 받고 그런 열정이 학생들과 서울로만 가려던 노처녀선생님을 변하게 만듭니다."


'올드보이'에서 냉혈한 듯 부드러웠던 유지태의 표정과 따뜻해서 더 남자다운 박해일의 미소를 담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 연기에 대한 경험을 넓히면서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