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할인점간의 수수료 분쟁이 타결국면을 향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분쟁의 핵심주역인 비씨카드와 이마트, 홈플러스가 협상타결의 모양새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8일 카드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할인점인 까르푸가 비씨카드와의 수수료 협상을 타결하면서 할인점 업계 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만 수수료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업체로 남게 됐다. 롯데마트는 LG카드 등 카드사와 수수료 인상폭을 놓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어협상 타결이 임박했고, 월마트는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수료 협상이 타결쪽으로 급선회하고 있지만 비씨카드와 홈플러스, 이마트는 실리와 명분을 놓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면서 쉽게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표면적으로 직불카드 도입 방침까지 밝히면서 수수료 인상 수용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수수료 분쟁 초기와는 달리 물러설 명분을 찾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최근 다른 할인점들이 수수료 인상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어쩔수 없이 이마트도 수수료를 인상해줘야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힌 바있다. 이에 대해 다른 할인점들은 이마트가 분쟁 초기에 지나치게 카드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바람에 맥없이 물러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으로 홈플러스 등다른 업체에 `공을 넘기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수수료 분쟁에서 비켜나있던 할인점 업계 2위 홈플러스는 서둘러 수수료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섣불리 수수료 협상을 타결시키면 실리도 잃고 `최대 경쟁업체인 홈플러스가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게됐다'는 명분까지 이마트에게 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또 이마트가 비씨카드 등과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면서 이마트 고객들이 홈플러스로 이탈하고 있어 수수료 협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수록 고객유입 효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다는 점도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마트는 수수료 분쟁 과정에서 막대한 홍보효과를 누렸지만 홈플러스는 현재 아무것도 얻을게 없다"며 "다음주부터 카드사와 이마트의 가맹점 계약 만기가 돌아오므로 이마트의 대응을 보고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대표선수격인 비씨카드도 홈플러스와 이마트와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이미 가맹점 계약을 해지당했기 때문에 어짜피 단기간에 사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이고, 업계 2위인 홈플러스와도 심각한 마찰을 빚을 경우 회원들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원가 이하의 수수료로 손실이 나던 이마트 부분 매출이 떨어져 나가면서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졌다"며 "과거와는 달리 매출규모보다는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만큼 시간을 갖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