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 출판사 랜덤하우스를 통해 한국문학이 영미권에 본격 소개된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30일 광화문 교보빌딩 사무실에서 랜덤하우스중앙(대표 김영배) 및 미국의 랜덤하우스(아시아 회장 지영석)와 '랜덤하우스 대산 한국문학시리즈' 발간을 위한 출판의향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산문화재단이 실시하고 있는 한국문학 번역지원사업을 기초로 한국의 시, 소설, 희곡, 고전문학 등을 영어로 번역, 2005년부터 매년 1권 이상 랜덤하우스를 통해 출간하게 된다.

이를 위해 대산문화재단과 랜덤하우스중앙은 공동으로 한국문학시리즈의 대상작품을 선정하게 된다.
대산문화재단은 선정작에 대해 번역 및 출판지원금을 책임지고,랜덤하우스중앙과 랜덤하우스는 출판과 홍보 등을 책임지게 된다.

대산문화재단, 랜덤하우스중앙, 랜덤하우스는 이날 체결된 의향서를 기초로 올해안에 본 계약서를 작성하고 내년부터 시리즈를 본격 출간할 예정이다.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영어로 번역됐거나 번역중인 작품은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김주영의 '홍어',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박완서의 '그 산이 정말 거기있었을까',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 소설과 황지우의 시집 '어느 날 나는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거다', '최인훈 희곡집' 등 28권이다.

지영석 랜덤하우스 아시아 회장은 "첫번째 출간할 책을 아직 선택하지 못했다"면서 "너무 오래된 배경이나 주제보다 영미권 독자들의 마음에 들 수 있는 작품을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번역된 유명 작가의 작품을 포함해 한국의전체 작가를 대상으로 출간작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랜덤하우스는 세계적 미디어그룹인 베텔스만의 계열사로 세계 16개국에 보급망을 갖고 있으며, 연간 1만2천여종의 신간을 출간해 매출이 20억 달러(약 2조4천억원)에 이르는 영어권 최대 출판사. 지난해 일본 고단샤와 합작회사 '랜덤하우스 고단샤'를 설립한데 이어 올해 중앙M&B와 함께 랜덤하우스중앙을 설립해 한국시장에 진출한바 있다.

이번 의향서 체결로 한국문학의 영어권 진출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산문화재단은 랜덤하우스에 이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등 주요 어권별 메이저 출판사와 한국문학시리즈 출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