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생활민원이나 경범성 112신고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가뜩이나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경찰의 업무가폭주, 민생치안에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경찰이 최근 발간한 `2004 경찰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112신고 접수 건수는 407만8천925건으로 112신고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연간 신고 건수가 400만건을넘어섰다.

이는 신고 건수가 117만2천706건에 불과했던 1994년에 비해서는 무려 3.5배, 2002년(352만2천583건)에 비해서도 16%가 증가한 것이다.

112신고가 이처럼 늘어났지만 정작 범죄자 검거에 중요한 형사범 신고는 별로늘지 않고 생활민원이나 경범 신고만 크게 증가, 경찰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실정이다.

부부싸움이나 주민간 마찰 등의 생활민원 신고는 1998년 78만건에서 지난해 158만건으로 두배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형사범 신고는 68만건에서 80만건으로 19% 늘어났을 뿐이다.

이에 따라 전체 112신고에서 형사범 신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로 생활민원신고(38.7%)나 교통사범 신고(22.1%)를 밑돌고 있다.

112신고센터 관계자는 "화재나 응급구조, 행려병자 신고는 물론 주민간에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다툼이나 소란 신고도 모두 112센터로 신고하는 바람에 일선 경찰들의 업무, 특히 야간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12신고의 급증세에 반해 경찰인력 증원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있어 급증하는 업무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인력은 지난해말 현재 9만2천165명으로, 1994년에 비해 1천607명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1인당 담당 인구는 같은 기간 497명에서 523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임준택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휴대폰이 급속히 보급되고 일상생활의 갈등을 경찰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112신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시민의식의성숙과 함께 방범인력 충원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