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활동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지출이 단기간 내에 크게 증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미국 경제의 부진은 고유가 때문에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곧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낙관론은 재고돼야 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미국 경기의 조속 회복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기의 강한 회복을 불러왔던 감세정책과 저금리 정책이 최근 들어 효력이 떨어진 것이 고유가 못지 않게 소비지출 둔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유가가 내려가더라도 소비를 늘리기 위한 추가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소비지출 증가와 이에 따른 경기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지난 1분기 4.1%에 달했던 소비지출 증가율이 2분기에 1.0%로 3%포인트 이상 급격히 낮아진 것을 고유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3%포인트의 절반가량은 감세 정책과 저금리정책이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이고, 나머지 절반이 유가에 기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감세와 낮은 이자율이 가계의 현금흐름 증가율을 지난 2003년에는 1.4%포인트 높여줬으나 올해는 0.9%포인트 높이는데 그칠 것으로 이들은 내다봤다.

반면 높은 에너지 가격은 현금흐름 증가율을 지난해 0.4%포인트, 올해는 0.5%포인트 각각 깎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지출 증가를 통한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유가가 내릴 때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고용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중 신규 일자리 수는 지난 6,7월보다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만약 8월에도 고용상황이 계속 나빠진다면 FRB의 추가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