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가 배럴당 45달러선을 돌파하면서 급등하는 원료값을 견디다 못해 일부 대기업까지 조업 단축에 나서는 등 산업계가 유가 폭등의 후폭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또 일부 수도권 주유소의 휘발유값이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ℓ당 1천5백원선을 넘어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업체인 휴비스는 1백%였던 가동률을 80%로 떨어뜨렸다.

폭등하는 고순도 테레프탈산(TPA)과 에틸렌글리콜(EG) 가격을 견디지 못해 채산성이 떨어지는 폴리에스터 장섬유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여천NCC로부터 벤젠을 구입해 에폭시 페놀 등을 생산하는 금호피앤비는 구입 물량을 대폭 줄이고 가동률을 75%까지 낮췄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가동률을 떨어뜨리면서 일부 기업은 곧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석유화학제품 값이 폭등하면서 화학섬유 등 후방산업의 제품 가격도 속등하고 있다.

효성코오롱 등 화섬사들은 나일론 원사 가격을 파운드당 1달러25센트에서 1달러35센트∼1달러40센트까지 인상키로 했다.

폴리에스터 원사 가격도 파운드당 80센트에서 90센트로 올리기로 했다.

직물업체들이 가격 부담을 떠안게 됐다.

7천여개 중소 플라스틱업체들은 올들어 3백50여개 업체가 도산했거나 조업을 단축했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부천 등 수도권 일부 주유소는 이날부터 휘발유값을 ℓ당 1천5백17원까지 올려받기 시작했다.

경유값도 곧 ℓ당 1천1백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는 13일 장중 한때(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9월물이 배럴당 45.99달러에 거래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46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국내 도입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는 두바이유(현물)도 12일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38.79달러를 기록했다.

김병일·유창재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