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킨 9·11조사위원회 위원장은 22일 9·11 테러보다 더 큰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즉각적인 대응전략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9·11 테러 관련 최종보고서를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만난 모든 전문가들은 더 큰 공격이 현재 가능하며 심지어 틀림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우리에게는 사치스런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9·11 테러에 대한 최종보고서가 나오면서 공화 민주 대선주자들은 각각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보고서를 해석하는 등 안보문제가 미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관리들 상상력 부족이 문제"=9·11조사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미국이 2001년의 9·11 테러공격을 막지 못한 것은 미국 관리들이 '상상력 부족으로' 알 카에다의 위협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전에도 알 카에다가 차량에 폭탄을 실어 터뜨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선박이나 비행기와 같은 다른 탈 것들을 사용할 것이라는 상상의 비약은 무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는 11월2일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국가안보 능력이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된 이 보고서는 테러를 막지 못한 책임과 관련,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이 보고서는 다만 정보기관들의 정보공유 실패와 지도자들의 테러 위협 인식 등을 비난하고 안보와 정보기관에 대한 개혁을 권고했다.

권고안에는 군대식 지휘체계를 모델로 한 대테러센터와 정보를 총괄하는 장관급 직책 신설,의회가 합동위원회를 만들어 국토안보를 감독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 대선주자들 해석 제각각=22일 보고서가 발간되자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 보고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부시 대통령 측은 "대부분 원인이 부시 대통령 취임 이전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케리 후보 측은 "부시 행정부의 지도력 부재"를 입증했다고 해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보고서가 매우 건설적"이라며 "견실한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앞으로 미국의 정보기관의 개혁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만일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곧 공격한다는 암시라도 있었더라면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했을 것"이라며 "이는 클린턴 대통령이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부시 정부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항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맹렬하게 공격했다.

케리 후보는 이날 디트로이트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이 보고서는 부시 행정부의 지도력 부재라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우리는 그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고,더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가 안보체제를 대폭 개혁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USA투데이는 오는 11월 미 대통령선거에서 경제문제와 함께 안보문제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