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민간인 출신 조사관 가운데 간첩죄 등으로 복역했던 사람들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조사관 K씨는 92년 재일간첩에 포섭돼 국내에서 수집한 군사기밀자료를 북한공작조직에 넘겨주는 등 간첩 활동을 하고 공작금 60만엔을 받은 혐의로 4년을 복역한 뒤 97년 만기출소했다.

K씨를 검거한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검거과정에서 프락치를 동원한 함정수사논란이 빚어지자 "프락치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K씨가 간첩임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1기 때도 활동한 다른 조사관 H씨는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 연락국장으로 활동한 혐의로 90년 구속된 뒤 8년간 복역하고 만기출소했다.

H씨는 복역 뒤 보안관찰처분을 받기도 했으나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안관찰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재범 위험이 없는 이상 이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아 승소했다.

또 다른 조사관 L씨도 군 복무 중이던 86년 "군은 정권획득을 위한 수단일 뿐 우리 현실에는 공산주의가 더 적합하다"고 발언했다가 군 검찰에 검거돼, 1년간 복역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후 모두 사면.복권됐고 필기.면접시험을 거쳐 의문사위에 채용됐다.

현재 의문사위 조사관은 63명이며 이 중 36명은 민간인 출신, 나머지는 검찰과 경찰에서 파견된 공무원이다.

의문사위는 최근 공안기관의 강제전향 공작에 저항하다 옥사한 남파간첩과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들에 대해 민주화 운동 연관성을 인정하기도 했으나 이들 조사관 3명은 이 사건을 담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