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재선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체니 부통령은 지난 3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을 "좌파적이고 주류에서 벗어났으며 중심부의 보수적인 가치로부터 멀어진"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처럼 광범위한 주의를 끄는 거친 비난을 하고 부시 대통령은이를 모른 척하는 것이 부시 선거팀에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섬세하게 다듬어진 정치를 하는 시대에 그의 퉁명스러운 스타일은 계속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공화당원들은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모두 단합돼 있지만 일부 저명한 공화당 인사들은 체니 부통령이 8월말의 전당대회 이전에 부통령 후보를사퇴하고 다른 인물이 대신 부시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가 될 가능성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한 관계자는 체니 부통령이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존재를 계속 주장하는데 분노한 나머지 그를 1950년대에 제2차세계대전이 끝났는지도 모른채숨어있던 밀림에서 나온 한 일본군 병사에 비유했다.

체니 부통령의 한 측근은 그가 보수성향 유권자들에 호소력을 갖고 있고 4년 뒤대통령이 될 야심을 품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부시 대통령의 옆에 안정된 일자리를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백악관이 그의 존재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한 것이 엇갈린 반응을 초래하면서 공화당 일각에서는 최근 그에 대한 실망감이 증가했다.
특히 체니 부통령이 지난달 22일 상원에서 민주당의 패트릭 레히(버몬트) 상원의원에게 F로 시작하는4글자의 욕설을 공개적으로 하고서도 나중에 "기분이 나아졌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워싱턴의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루 코허트 국장은 체니 부통령이 오하이오, 웨스트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등 부시와 케리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주(州)들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비밀주의와 이라크 침공의 정당성 주장 등 "사람들이 부시 대통령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 측면"을 부각시켜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실시된 CBS-뉴욕타임스 공동 여론조사에서 체니 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22%에 불과했고 부시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39%였다.
체니 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 응답자들은 31%로 2002년초 조사때의 약 3배에 달했다.

한편 케리선거팀의 여론조사 담당자인 마크 멜먼은 체니 부통령을 "부시 대통령이 끌고 다니는 쇳덩어리가 달린 차꼬"에 비유하면서 체니는 "고집세고 이데올로기적"이라는 점에서 부시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측면들을 구현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