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5일 한반도 평화 증진 방안 논의를 위한 남북한과 러시아 3국 외무장관 회담을 북한에 제안했다고 러시아 소식통이밝혔다.

이같은 제안은 이날 평양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전달됐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남-북-러 3국 외무장관이 만나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상황을 논의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 회담 시기와 장소는 (평양을 방문중인)라브로프 장관이 돌아와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와 관련, "김 위원장과 한반도 평화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면서 "남-북-러 3국 당국자 회담 개최 문제도 조율했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남-북-러 3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단 오는 9월로 예상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러 때블라디보스토크에서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 "그런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3국 외교 채널 간의 정상회담 논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날 라브로프 장관을 통해 "북-러 양국 간 협력과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하자"는 내용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점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4일 서울에 이어 4-5일 평양을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을통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게 협력 확대 및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는친서를 전달했다고 크렘린 공보실이 이날 발표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평양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에 앞서 "서울과 평양에서 가진 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진전에 있어서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과 오늘 회담에서 6자 회담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러시아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대가를 제공하라는 북한의 `동결 대 보상' 요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앞서 김 위원장과 회담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는 수준 높은 관계가 지속돼 왔다"면서 "이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세 번에 걸친정상회담의 결과"라고 양국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