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회복속도가 빨라졌다.

사상 최고 이익을 낸 대기업들이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고용이 개선되고 소비시장이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1일 일본은행이 발표한 6월 중 단칸(기업 단기 경제관측) 지수는 버블 붕괴 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도 지난 4월26일 연중 최고치(1만2천1백63.89엔)를 기록한 후 2개월간 조정을 받다가 다시 뛰고 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1일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전날보다 37.14엔 오른 1만1천8백96.01엔에 마감됐다.

<>경기회복,중소기업으로 확산중=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단칸 업황판단지수(DI)는 대기업 제조업의 경우 플러스 22를 기록해 지난 91년 8월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등 세계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과 생산이 활발,대기업들의 업황 판단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늦었던 중소기업 제조업 DI도 플러스 2를 기록,9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대기업의 DI는 5분기 연속 상승했으며 지난 3월 조사 때보다 10포인트나 상승했다.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 제조업의 업황 개선도 두드러져 제조업이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업종별로는 오는 8월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디지털 가전 수요가 폭증한 전기기계가 19포인트,일반기계가 10포인트씩 상승했다.

대기업 비제조업도 플러스 9로,3월보다 4포인트 개선됐다.

도매 운수업 등도 회복 중이고,개인 소비 회복 영향으로 음식점 숙박업 등도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고용상황도 점차 개선 중이다.

지난 5월 중 실업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진 4.6%를 기록,3년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샐러리맨 세대의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구마노 히데오 수거 이코노미스트는 "설비투자에서 시작된 경기 회복세가 고용 및 소비지출로 확산 중"이라며 "중소기업 경기도 좋아져 경제 전망이 밝다"고 지적했다.

<>증시,연중 최고치 눈앞=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자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달 30일 두달 만에 1만1천8백엔대로 올라선 뒤,1일에도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노무라증권의 와코 주이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세계 증시 가운데 일본이 가장 유망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면서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져 해외 악재만 없으면 곧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 상반기 세계 증시 중 일본 증시는 거래량과 상승률에서 선진국 중 최고 실적을 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상반기 중 주식매매량은 1천8백30억주에 달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1천7백50억주)를 8년 만에 제쳤다.

일본 기업들의 업적 개선에 힘입어 해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상반기 중 1천1백82.23엔(11.1%) 상승,미국 다우지수 1.2%,영국 FT100지수 0.9%,독일 DAX지수 2.6% 등보다 오름폭이 훨씬 컸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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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 단칸지수 = 전국 8천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3개월간의 매출 투자 고용 전망 등을 조사해 일본은행이 매분기 발표한다.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비율에서 어둡게 보는 기업비율을 뺀 것으로,플러스일수록 향후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많음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