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金桂冠) 북측 수석대표는 24일 북-미 양자협의에서 핵폐기를 언급하면서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지 않고, 수출하지 않으며, 실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베이징 고위 회담 소식통이 25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김 수석대표가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이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이 있다는 뜻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핵폐기 검증 방법과 관련, 미국은 `언제 어디서든' 의심지역에 대한 핵사찰이 가능토록 북한의 NPT(핵무기확산금지조약) 추가의정서 가입을 전제로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의한 국제사찰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UN상임이사국이나 IAEA사찰은 완되며 6자회담 참가국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국제사찰을 주장하고 있다. 핵동결과 상응조치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이 핵폐기를 한다고 해서 지원은 불가능하되 한.중.일.러 등 다른 나라들이 지원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3개월의 핵동결 기간에 핵폐기와 검증, 방법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북측에 요구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특히 영변의 5MW짜리 흑연감속로를 포함해 모든 핵무기 관련 계획을 폐기하겠다고 밝히는 대신, 테러지원국.경제제재 해제, 200만kw 전력에 상당하는 에너지(중유로 환산하면 400만t)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HEU(고농축우라늄) 보유 여부와 관련, 미국은 `증거가 있다'며 북한에 HEU 보유 사실을 시인할 것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증거가 있으면 내놓으라'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폐막을 하루 앞둔 25일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전날에 이어 서로간의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이 같은 현안을 포함해 핵폐기의 첫 단계 조치인 `핵동결 대 상응조치'에 관해 집중적인 절충을 계속했다. 6개국은 이날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부터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각인 팡페이위앤(芳菲苑)에서 당초 예정됐던 2차 전체회의를 취소하고 한층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토의를 진행시키자는 취지에서 수석대표 회의를 가졌다. 특히 한중 양국은 이번 3차 회담에서 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6개국의 공동입장을 반영하고 제4차 회담 날짜를 담은 공동문건 채택 문제를 공식으로 제기했으나 이에 대해 미국측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6개국은 24일 전체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이를 위해 핵폐기가 돼야 하며, 핵폐기의 첫 단계로 핵동결 문제를 논의하되 핵동결에는 검증이 수반된다'는 핵문제 해결의 기본원칙에 의견을 접근시킨 바 있다. 한국측 회담 관계자는 "일단 이번에는 분위기가 좋고 어느 정도 원칙에는 6개국의 입장이 일치하고 있는 만큼 원칙을 담은 공동보도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6개국 대표단은 오후에는 중국의 탕자쉬앤(唐家璇) 국무위원을 예방한 뒤, 북-미 양자협의를 포함해 다각적인 양자협의를 가질 것으로 보이며, 저녁에는 탕 국무위원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베이징=연합뉴스) 이 유.인교준 기자 lye@yna.co.kr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