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그룹들의 총수들이 최근 활발한 현장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어 재계 안팎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재계 전반을 옭아매 온 대선자금 수사가 종결되면서 `족쇄'가 풀린데다 최근 들어 정부와 재계가 한 목소리로 경제살리기를 외치는분위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23일 충남 천안과 탕정의 LCD단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함께 LCD단지를 방문해 건설중인 7세대 LCD라인 현장을 둘러보며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LCD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이달초 방한중인 고바야시 요타로(小林陽太郞) 후지제록스 회장과 만나 레이저 프린터, 복합기 관련분야의 기술과 인력, 경영 노하우 등의 교류를확대해 돈독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지난달 말 LG인화원에서 40여명의 그룹 계열사 CEO와 국내외 임직원 등 1천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LG 스킬 올림픽'을 개최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강한 의지와 승부 근성을 가진 조직문화 구축 및 인재양성에 CEO들이 앞장 서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초에는 구미에서 열린 PDP 4기라인(A3공장) 기공식에 참석한데 이어 중순에는 평택 LG생산기술원에서 `사업기술 전략회의'를 열고 오는 2010년까지 연구개발(R&D)에 30조원을 투자, 세계 3대 전자.정보통신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최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현대.기아 차세대 자동차 연구관' 준공식에 참석, 모처럼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이 언론의 취재가 가능한 국내 공식행사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지난해3월 오피러스 출시 행사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그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톱5' 체제구축을 위해 국내 연구.개발(R&D) 인력을 1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대 연구관 개막식에 이어 오후에는 전경련 주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전략 보고회'에도 참석했다. SK의 최태원 회장 역시 글로벌 기업 총수와 잇단 회동을 갖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4일 서린동 본사빌딩을 방문한 미국 헌트오일사의 회장과 실무진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17일에는 중국기업연합회(중기련) 천진화(陳錦華.전 부주석)회장 등 중국 재계인사 14명을 울산시 남구 고사동 SK㈜ 울산콤플렉스로 초청, 양국 경제협력반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와 함께 내달초 방한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CEO(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와최 회장간 회동도 현재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난국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높은 만큼 대선자금 수사 종료로 운신의 폭이 넓어진 그룹 총수들의 행보에 보다 많은 관심이 쏠릴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