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로 나선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15일 경제문제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케리의원은 공업지역인 뉴저지주와 오하이오주를 돌면서 백악관이 저임금과 물가상승, 부채와 파산 위협 등 중산층 가정들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중산층을 쥐어짜지 않고 이들을 튼튼하게 확대하는 경제를 원하기 때문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하고 1천만개의 새 일자리 창출과 저렴한 의료서비스 제공 및 대학들에 대한 세액공제, 포괄적인 휘발유가 인하전략 등 공약을 되풀이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리 후보는 경제문제를 다루는 능력에 있어 부시 대통령에 최고 7% 포인트까지 앞서는 점수를 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비증가 및 지난 해 8월 이후 180만개의 일자리 증가 등에 힘입어 미국 경제 성장률이 연 4.4%를 기록하면서 백악관은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케리 후보가 비난하는 감세정책 때문에 미국이 깊은 경기침체에서 빠져 나오게 됐다고 반격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강건하고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모든 지표로 볼때 우리가 실시한 경기부양계획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케리 후보와 민주당을 겨냥, "무언가 주변에서 비관적인 것을 찾아내려고 한다면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나는 낙관적"라고 비꼬았다. 부시 대통령은 또 에너지계획과 소송 개혁 및 의료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케리 후보가 미국의 자유무역협정 때문에 미국인들이 해외에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주장하는 것을 의식해 "우리는 경제적 고립주의자가 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못박았다. 부시 대통령 선거본부의 켄 멜먼 대변인은 더 나아가 케리후보의 공격 전략은 "오는 12월 미국인들이 진보와 성장이냐, 비관주의 정치냐 중에서 취해야 할 선택이 분명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32%는 경제와 실업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으며 이라크 문제가 급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27%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경제상황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의 경제문제 대처 방식에 지지를 표시한 비율은 지난 달과 똑같은 41%에 머물렀다. 응답자 중 47%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대답한 반면 45%는 아직도 침체하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전체의 근 3분의2가 현재의 경제상황을 `그저 그렇다' `형편없다'고 평가했고 35%만이 `훌륭하다' `좋다'고 대답했다. 한편 국정 전반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39%에 그쳤으며 경제문제와 관련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정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