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가 지난 14일 쟁의 발생을 결의하는 등 파업수순을 밟아감에 따라 생산차질 등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의 요구조건이 모두 수용되더라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증권사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대우차 노조가 지난 3일 쟁의 발생을 결의한 데 이어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가지난 14일 쟁의 발생 결의에 합류했고 쌍용차 노조도 오는 16일 쟁의 발생을 결의할예정이다. 완성차 4사 노조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금속연맹 총파업 일정에 맞춰 파업 수순을 밟아나가며 투쟁 수위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하투(夏鬪)에 접어들고있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은 "비정규직 처우개선, 사회공헌기금 등 해결하기 어려운이슈가 상존하고 있는데다 완성차 4사와 금속연맹의 공동투쟁으로 일정기간 조업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7월 말 휴가철까지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이 이어져 생산차질규모가 현대차 4만3천대(7일분), 기아차 3만6천대(10일분)에 달해도 이 정도의 생산차질은 추후 특근 등으로 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 48만대, 기아차 25만대 등의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생산 차질에 따른 판매 차질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금년 완성차 4사 노조측이 요구하는 주요 항목은 △임금 10~11% 인상(GM대우는경쟁업체와 임금격차 해소방안 요구) △비정규직 처우 개선(현재 정규직 시급의 70∼73%에서 80%로 확대) △순이익의 30% 성과급 요구 △사회공헌기금 순이익의 5% 조성 출연 등이다. 현대증권은 애초 임금 8% 인상과 순이익의 16% 성과급 지급을 가정해 현대차와기아차의 금년 실적 전망치를 내놨기 때문에 협상 결과에 따른 실적 전망치 변경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현대차의 경우 매출과 순이익이 작년 대비 각각 5.1%, 18.3% 증가한26조2천452억원과 2조692억원, 기아차의 경우 매출과 순이익이 작년보다 각각 9.3%,2.3% 증가한 14조337억원, 7천219억원 등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과거 3년간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11% 정도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타결은 8~9% 수준에서 이뤄졌으며 성과급 지급은 전년 순이익의 16% 수준으로 타결한 전례에 근거했다고 현대증권은 설명했다. 또 비정규직(현대차 1만2천500명, 기아차 2천명) 처우 개선도 노조 요구가 전폭수용되더라도 추가 인건비용이 현대차는 490억원, 기아차는 150억원 정도에 그친다고 현대증권은 말했다. 송상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주가가 최근 4일 동안 12.5%나 급락하는등 노사분규 재연에 따른 우려가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됐다"며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해도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수출 호조나 신차 효과로 인해 실적개선 추세는 유효하기 때문에 완성차업종에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동원증권도 "현대차가 미국 시장은 4개월, 내수시장은 1.3개월분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파업에 따른 판매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성문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는 적정 재고 3.5개월분보다 많으며 향후 노사분규가 2주 정도 진행돼도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 물량"이라며 "국내 재고 역시 5월 말 5만9천대로 이는 6개월 월평균 판매대수 기준 1.3개월분에 해당돼 분규에 따른 내수판매 차질도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